[문화칼럼]< 전통문화살롱 > 가면의 생(生)



구영국교수의 전통문화살롱(6) 가면의 생(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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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국

국가문화재보존협회장

국립이리스트대학교 종신석좌교수

 


 옥색 바다와 파란색 파스텔 톤의 하늘은 서로 비슷한 색으로 기꺼이 친해질 수 있으면서도 가까이 손은 잡을 수 없는 사이였을까? 마을에 언제부턴가 까치가 많아지고 어린 참새도 많아졌다. 산에는 털 많은 송충이가 없어지고 솔가지는 싱그러운 공기를 들이마시며 햇볕에 일광욕을 편케 하면서, 자신의 녹색허리를 내어주고 있어서인지 오늘따라 저 하늘이 생생한 청록색이 되어 보인다. 맑고 푸른 하늘은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중간에서 하루를 산골 노을의 공간으로 숨차게 달리고 있다.

 

 우리는 아직도 우주에 무엇이 있는지 해저에 어떤 생명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모르면서 현실은 엄청난 초대형의 국지정보에 밀리고 튕겨나가다 보니, IT정보의 유익과 피해를 동시에 겪기도 하고, 그러면서 단아한 인간의 본질적 순정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다시 막을 수 없는 어떤 멍한 상태의 상상할 수 없는 정신재난의 홍수로 변하면서 순정도, 수줍음도, 순박함도, 순수함도 모두 다 낭떠러지로 내쳐 밀어 버린 건 아닌지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뇌를 가상의 착각으로 유배지 외딴 섬으로까지 표류하는 큰 혼란을 겪게 되는 건 아닌지 우리 자신 모두가 뒤돌아봐야 한다.

 

 좋든 싫든 우리가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는 정보는 일상적 무조건의 선택이 되어 버렸다. IT가 세계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만들었지만 인간의 피해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

 

 나이 먹은 사람보다 세상을 더욱 힘찬 도전과 야망, 꿈과 열정, 성공으로 뛰쳐나가야할 젊은 피의 청춘들에게 ‘생(生)의 가치’는 말을 걸어온다. 별반 필요 없는 유해정보는 점점 계단식으로 젊은 피들을 잡아끌어가 정신의 헤모글로빈 수치를 낮추고, 급기야 빈혈의 가사상태까지 만들어가는 일이 되고 말 그 지경까지 된다면 인류의 미래는 미리 걱정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엄청난 여러 유형으로 나타난 인류재앙의 가상의 우려가 현실화되기 시작하면서 인간행복의 도래는 슬프게도 돌아오지 않는다고 할 때, 가상의 현실로부터 신선한 생명을 얻기 위하여 우리 모두가 가면의 생(生)으로부터 뛰쳐나와야 한다.

 

 타인에게 보이기 위한 괴로워하지 않는 모습, 슬프지만 행복하다는 사람, 욕심이 맹독류의 독보다 많은 사람, 순진한 척 하는 사람, 자신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남을 업신여기는 사람,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데 마치 대단한 전문가인 척 하는 사람, 배운 것이 없어도 박식한 척 떠드는 사람, 외로우면서 외롭지 않다고, 울어야 하는데 웃는 사람은 다 가면을 쓰고 가면의 생(生)을 사는 1세대 사람들이다.

 

 사람이 잘났던 못났던 간에 솔직하고 겸손하고 공손하게 살아가야할 일인데 어찌된 건지 모르겠으나 순수한 사람들이 참 드물다. 세상이 너무 복잡해서 그런지, 낙오자를 수용하지 못해선지, 힘이 있는 사람을 원해선지, 부가 없으면 무시당해서인지 모두 이렇게 가면으로 산다면 참으로 인간들은 슬픈 일이다. 누가 우리의 눈물은 닦아 줄 것인가? 아무도 없다면 신(身)이 올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자(自)신(身) 밖에 올 수 없다. 이 둘 중에 하나는 와야 하기 때문이다.

 

 전통에는 가면이 있을 수 없다. 전통은 가면을 써서도 안 되고 전통장인은 가면을 쓰고 작업을 해서도 안된다. 언젠가 그 가면은 벗어질 테고 그 작업은 평가를 받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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