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김영관 칼럼] 알렌컬렉션 연구조사 활동의 역사적 의의(1) A. 2017년 11월 30일 제2차 연구조사 경과보고까지의 여정과 에피소드들



 2017년 9월 26일 화요일 오후 3시에서 5시까지 제1차 알렌컬렉션 연구조사보고 발표회가 있었다. 이 발표회에서는 알렌컬렉션의 사업목적과 사업개요 그리고 그 내용과 범위를 소개했다. 또한 2017년 7월 초부터 9월 말까지 진행된 알렌컬렉션 관련 문화재 환수활동에 대한 업무내용들을 소개했다.

 여기에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동은의학박물관 소장목록과 미국 워싱턴DC Smithsonian Museum Freer/Sackler Gallery of Art 소장목록 그리고 Smithsonian 박물관 관계자들과 주고받은 전자메일의 내용을 소개했다. 

 

 또한 미국 오하이오 Toledo거주 알렌후손들의 소장품 목록들과 11월 13일~21일 미국 현지 방문 연구조사 일정 및 내용들을 소개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본 연구조사 활동의 기대효과를 기술했다.



1. 국내 연구조사 활동 여정

 

 이렇게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본 연구조사가 갖고 있는 광범위한 내용들과 범위들을 다루며 본의 아니게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게 됐다. 처음에는 알렌컬렉션의 내용들을 정리하여 보고하는 단순한 업무로 생각했지만 본 프로젝트는 7월 초부터 시작해서 11월 말까지 진행되는 5개월간의 긴 여정이었다. 거의 1년의 반을 집중해야 하는 거대하고 복잡하며 어려움이 수반되는 힘든 프로젝트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알렌과 관련된 많은 사람들을 만나 많은 역사정보와 이와 연관된 구체적인 자료들을 수집하는 작업으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오고갔던 수많은 시간들과 예산에도 없던 식사비와 음료비 그리고 교통비의 사부담지출 그리고 속절없이 상대의 일방적인 주장들과 한국사회가 처한 문화역사 홀대현상들에 대한 지겨운 잔소리 이상의 불만들을 무조건 들어 줄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들을 모두 감내해야만 했다. 

 

 따라서 이번 알렌컬렉션 책임연구조사위원으로서 경험하고 깨닫게 된 관과 할 수 없는 중요한 사실 중의 하나는 한국인들의 심리상태가 매우 불안정하고 서로 주고받는 상호적인 대화가 거의 불가능하며 알 수 없는 불특정 다수에 대해 매우 화가 나 있다는 것 이었다. 그리고 상대의 입장을 배려해주고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기 보다는 자신의 입장과 자신의 주장 그리고 자신의 유불리(有不利)에 따라 자신 만의 셀프왕국을 구축하며 철저히 이기주의적인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여기에는 그 어떤 염치나 자존감도 찾아 볼 수 없었고 그 어떤 순간도 자신의 지갑을 열어 멀리서 찾아온 손님을 위해 커피 값을 지불해 주기는커녕 상대의 주머니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비싼 음료와 간식을 주문하는 모습을 보면서 130년 전 아무런 대가 없이 무조건적이며 고결한 의료선교 실천을 위해 조선 땅에 와 젊음을 불살랐던 그 수많은 선교사들 특히 호러스 알렌 박사에게 부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러다 보니 알렌과 알렌컬렉션에 관해 알고 싶어 찾아가 자문을 구하고 정보를 수집해야 했는데 오히려 무의미한 시간들이 허비되고 불필요한 비용이 과다 지출되었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언행에 넌더리가 나 신경쇠약증세가 날 정도로 더 이상 이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할 의미와 가치를 되새길 수 없게 되는 최악의 심리정신 상태까지 직면케 됐다. 

 

2. 1차 연구조사 보고발표회에서 벌어진 에피소드

 

 이런 우여곡절 끝에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약 3개월간 모아진 연구조사 정보자료들을 토대로 연세대 의과대학강당에서 9월 26일 오후 3시 1차 보고발표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발표회 준비를 위해 9월 26일 오전 일찍 익선동 뜨레비앙 제일부동산 임옥희 대표와 박의림 이동현 팀장 그리고 김영심 주임과 함께 준비 자료들과 물품들을 챙겨 연세대 의과대학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추가로 필요한 용품들과 음료도 편의점에서 구입했다. 그저 하루 2시간 정도의 행사라고 단정했는데 전혀 표 나지 않는 소소한 준비물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이를 통해 단순해 보이는 행사 결과만을 보고 쉽게 판단하고 비평하기를 좋아했던 나 자신의 부끄러웠던 오만함과 냉소적이었던 마음의 태도를 깊이 반성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나 자신부터 겸손한 마음을 갖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작은 행사든 큰 행사든 그 내용의 결과 모양이 잘됐든 못됐든 모든 일에는 누군가의 보이지 않은 노고와 땀이 있어 가능한 것임을 깨닫게 됐고 질책보다는 격려와 칭찬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 작은 지면을 통해 행사를 준비한 팀장들과 주임 그리고 여기에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여 드리고 싶다.  


제1차 보고발표회 안내를 위해자원봉사에 참여한 세계한국인총회(WAK)김성은 부회장(왼쪽)과 동료회원


 알렌 박사가 한국 땅을 떠난 후 알렌컬렉션에 관해 진행되는 한국에서의 최초의 연구조사 보고발표회가 되기 때문에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단순한 순서보다는 후대에 남길 수 있고 역사적인 의의가 있는 보고발표회가 되게 하기 위해 유정미 시인의 알렌 박사에게 바치는 최초의 헌정시 작성 낭송과 김보현 교수의 광무황제를 기리는 최초의 축하시 낭송 120년 만에 공식행사장에서 최초로 연주된 소프라노 이승은 교수의 대한제국황실 애국가 축하연주 그리고 다큐멘터리소설 광무황제를 집필한 이재이 작가의 강의도 추가했고 알렌 후손들이 매도의사를 보인 유품들을 구입하기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성진 ㈜일루미네이드 대표의 ‘알렌컬렉션 유물 크라우드펀딩 캠페인 운영계획안’도 순서에 넣어 유물환수를 위한 범국민적인 관심을 이끌어 낼 계획도 개진하려 했었다. 

 

 그러나 이렇게 1시간 15분으로 기획된 보고발표회는 이를 계획한 본인의 의미심장한 의도와는 상관없이 10분 예정 된 이재이 작가의 광무황제 주제 강의가 40분 넘게 진행되면서 내빈들이 떠나게 됐고 이승은 교수의 축하연주 후 마지막 알렌컬렉션 관련 주제 강연을 맡은 여인석 교수의 시간 전에 기념사진촬영이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되면서 여인석 교수에게는 큰 결례가 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결국 본 1차 연구조사 발표회의 하이라이트인 여인석 교수의 주제 강연은 참석내빈들이 기념사진촬영 후 대다수 흩어지게 되어 10분도 되지 않아 끝나게 됐다.



제1차 보고발표회 후 기념촬영. 이원 황사손 저하(오른쪽에서 7번째), 송시영 연세대 의과대학 학장(왼쪽에서 6번째 위쪽), 유상준 ㈜세왕상사 회장(왼쪽에서 6번째), 이상근 상임대표(왼쪽에서 5번째), 이원욱 국회의원(왼쪽에서 4번째)

 또한 160여명이 참석했는데 어떤 이는 내빈 소개 시간에 자신을 소개하지 않았다며 여인석 교수 앞에서 험한 육두문자를 쓰며 모욕을 주는 일도 있었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육두문자를 다른 사람도 아닌 국문학을 한 사람이 그러했다는 것이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발표회 행사를 통해 경험한 것은 타인을 우선적으로 배려할 줄 알았던 과거 한국사회의 좋은 전통관습인 공동체정신이 많이 상실됐다는 사실이었다. 

 

 분명한 것은 본 발표회의 주제와 내용핵심이 알렌이라는 의료선교사의 행적을 추적하고 고종황제께서 하사하신 국보급 선물들의 문화유산적인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학술회의 형식임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서로를 알고 사귀는 사교모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려는 사람들이 대다수여서 앞으로 이런 모임이 기획될 때는 보다 더 철저한 사전준비와 모임의 정체성 확립 인식공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다음 달에 계속]


제1차 보고발표회 준비에 많은 도움을 주신 연세대 의과대학 의사학과 여인석 교수(오른쪽)

제1차 보고발표회 후 알렌기념관을 방문 관람한 참석자들, 이도웅 WAK대표(왼쪽에서 5번째)


김영관 박사

캐나다 McGill대학교 비교종교철학박사(PhD)

대한황실문화원 문화재환수위 연구위원/ 

해외왕실교류위 수석위원

사단법인 한국효문화원 원장

베뢰아국제대학원대학교 비교종교철학 교수 

하버드대학 옌칭연구소 방문연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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