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서정원의 생각] 노르웨이 피요르드



#1 북유럽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기차여행

 우연히 본 프로그램에서 꼭 가고 싶은 의욕을 불태운 여인들의 퍼포먼스가 있는 곳은 특유의 자연풍경을 원형 그대로 가지고 있는 스칸디나비아반도 서쪽 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노르웨이의 효스포센 폭포(Kjosfossen Waterfall)이다. 이 폭포를 보려면 노르웨이의 산악열차를 이용하여야 한다.
 

<플람 열차 (Flam Sbana), 출처: travelguide.osl.no>


플롬 산악철도 (Flåm Railway )

 이 산악철도는 1923년 만들어지기 시작하여 17년이 걸린 1940년에 개통한 노르웨이 국립 철도(NSB, Norwegian State Railways) 역사상 그들만의 뛰어난 공학기술을 보여준 걸작이다. 증기기관차가 임시 개통되었고, 4년 후 전철이 운행되었다고 한다. 플롬 열차는 노르웨이 남서부 내륙의 해발 866m의 뮈르달(Myrdal)고원에서 송노피오라네주(州)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해발 2m의 플롬까지 20km 거리를 달리는 관광 산악열차이다. 

 지금은 관광 열차로 운영되지만, 원래는 광석을 운반하였다고 한다. 플롬 열차는 겨울철을 제외한 5월부터 9월까지 하루 9~10회 운행된다. 가파른 수직암벽으로 이루어진 급경사의 6km 구간에는 20여 개의 터널을 통과하고 있고, 평균 경사 55도의 철로를 따라 지그재그로 한 시간에 걸쳐 내려간다. 20km의 짧은 길이의 이 유명한 선로는 좌우에 펼쳐진 협곡풍경이 가슴이 벅차도록 아름답다. 빙하가 만든 자연 그대로의 매력적인 협곡과 아름다운 산악 풍경을 보는 것이다. 이처럼 가파른 협곡을 운행하는 열차는 세계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다고 한다.   

 열차 안에서 바라보는 노르웨이의 산악 풍경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이다. 아기자기한 전원주택이 어우러지는 모습과 가파른 절벽과 청명한 자연이 빚은 폭포에 깊은 탄성이 절로 나오는 이 특별한 경험은 플롬라인에서 가능하다.


<효스포센 폭포(Kjosfossen Waterfall)의 풍광, 출처: no.wikipedia.org>


효스포센 폭포(Kjosfossen Waterfall)

 자연의 만연설은 세월이 흐르면서 두터워졌고,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해안의 땅은 얼음이 패이고 깎이면서 깊은 협곡을 형성한다. 협곡을 가로지르면서 빙하가 녹은 물들이 모이고 이물들이 협곡을 따라 흐르면서 작은 강을 만들고, 산꼭대기에서 점점 녹은 빙하는 물길을 따라 흐르다 절벽을 만나면서 아름답고 거대한 폭포를 만든다.

 플롬 열차를 타는 동안 카르달 폭포와 140m의 료안데 폭포도 볼 수 있지만, 그중의 압권은 힘차게 새하얀 물을 쏟아내는 2단으로 이루어진 계단형 폭포로 높이 93m의 송노피오라네주(Sogn og Fjordane)의 에울란(Aurland)에 있는 효스포센 폭포이다.

 1951년 이후 플롬 산악철도가 정차하는 기차역과 해발 670 m에 위치한 전망대가 조성된다. 열차는 이곳에서 잠시 정차, 내려서 풍경을 감상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추억으로 남길 수 있도록 10분 정도의 시간이 주어진다. 정차하는 동안 돌로 쌓아 만든 작은 무대에서는 관광객을 위해 노르웨이 전통의상을 입은 요정차림의 여인이 등장하여 짧은 공연이 펼쳐진다. 그리고 일종의 춤을 추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효스포센 폭포에서 서려있는 오래된 전설을 재현하는 퍼포먼스다. 여인의 정체는 전설로 전해지는 폭포 뒤에 살았다는 요정이다. 스칸디나비아 전설에 나오는 소꼬리가 달린 예쁜 나무 요정이다. 요정은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나 길가는 잘생긴 남자를 유혹한다고 한다. 이때 여인이 손짓하는 대로 따라가면 다시는 돌아 올수가 없다고 한다. 


<스칸디나비아 요정 훌드라, 출처: flickr.com/photos/dropstuff>


전설의 요정 훌드라(Huldra)

 이 여인은 일종의 트롤역할(우리나라로 보면 도깨비)이다. 트롤은 북유럽 전설에 등장하는 인간과 비슷한 모양의 거인족이다. 북유럽 신화에 따르면 요툰하임(Jotunnheim)에 살던 거인들이 신들과의 전쟁에서 참패하여 동굴에서 근근이 살아가면서 점점 무능한 트롤이 되었다고 한다. 원래 요툰하임은 거인의 나라를 뜻하는데, 오늘날 노르웨이 중앙의 빙하를 안고 있는 고원이 이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트롤은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의 공통적으로 험한 얼굴에 피부는 바위처럼 딱딱한 괴물의 모습으로 알려져 있고, 깊은 산중이나 사람들이 잠든 고요한 백야, 혹은 아름다운 폭포가  있는 곳에 나타난다고 한다. 트롤의 재주 중에 눈부시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신하는 재주가 있다.

 트롤의 일종에 훌드라는 숲에서 사람을 유혹하는 여인 정령들을 말한다. 뜻은 ‘감춰진’ 또는 ‘비밀’이란 뜻이다. 남성형은 훌두(huldu), 훌두레칼(huldrekall)이라고 한다. 여성 훌드라들의 평상시 모습은 다소 추한 모습이다. 변신한 훌드라는 넋을 놓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성인데, 긴 머리에 나체이거나 전통 옷을 입고 나타난다. 이들은 뒤에서 보면 오래된 나무 밑둥처럼 속이 빈 모습이고, 꼬리가 있다. 훌드라는 노르웨이에서 암소꼬리를 갖고 있고, 스웨덴에서는 여우나 암소 꼬리를 갖고 있다. 변신술을 아무리 잘해도 꼬리까지는 감추지 못해 잘 보면 치마사이로 꼬리가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북유럽 사람들은 숲에서 어여쁜 여인을 보면 일단 뒤로 돌아가서 꼬리가 있나 없나를 먼저 살펴본다는 재미난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훌드라는 무례하게 굴지 않으면 사람을 돕지만, 함부로 대하거나 화나게 되면 무서운 요괴가 된다고 한다.

 트롤은 노르웨이의 극작가인 헨리크 입센의 희곡 <페르 귄트>에 의해 널리 알려졌는데 몽상가인 페르귄트가 세계 각지를 방랑하고 고향에 돌아와 아내인 솔베이지의 사랑을 깨달을 때까지를 묘사한 작품이다.

 

 전설을 품고 있는 매력적인 요정 트롤을 보시러 같이 노르웨이로 떠나보실래요?

 그 나라 고유의 전설을 살려 지역 속에 숨은 스토리 발굴과 이를 연계한 콘텐츠 개발로 관광 상품화한 것이다. 특히, 관광객을 위해 준비한 ‘요정 퍼포먼스’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거칠게 내리꽂히는 물줄기 옆 바위에 붉은색 옷을 차려입은 여인이 등장해 춤을 춘 뒤 폭포주변을 자유자재로 순간이동을 한다. 순간 이동의 비밀은 더블 캐스팅이다. 두 명의 퍼포먼스 연기자가 번갈아서 숨었다 나타났다를 반복한다. 사람 한명 더 썼을 뿐인데 퍼포먼스에 입체감과 신비로움이 있는 장면이 만들어진다. 

 훌드라의 갑작스런 등장을 예상치 못했던 사람들에겐 마치 꿈을 꾸는 환상에 젖어 들게 하여 동화 속 한 장면 속으로 들어선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기존에 알려진 명소 외에 ‘숨은 이야기’,  ‘숨겨진 장소’ 등 스토리 있는 장소를 발굴하여 공을 들인 것이다.

 또한, 폭포의 하단에는 작은 수력발전 시설을 갖춘 효스포센 폭포발전소(Kjosfossen Waterfall Power Station)가 있는데, 여기서 생산되는 전기는 플롬 산악철도 시설의 운영에 사용된다. 그리고  훌드라(Huldra) 요정들은 노르웨이 발레스쿨(Norwegian baller school)의 학생들이라고 한다.

 노르웨이는 빙하, 피요르드와 오로라 그리고 뭉크와 트롤의 나라이다. 노르웨이를 여행하는 특별한 방법, 로맨틱 산악 열차는 인구 450명의 작은 마을에 매년 5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갈 수 있도록 만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로맨틱한 기차 여행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이다.

서정원 교수

경희대 관광학 박사

현재 대림대학교 호텔관광과 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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