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10일간 서울한양도성 안 4대궁궐과 종묘에서 거행된 ‘제3회 궁중문화축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1750 시간여행 그날’과 같이 국민참여 시민배우 공모프로그램은 400명 모집에 수 천 명이 몰려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고궁야간음악회’ ‘종묘제례악 야간공연’ ‘수라간 시식공감’과 같은 유료 프로그램들은 예매사이트가 열리자마자 순식간에 표가 매진 됐다.
어제시사진전시회는 창덕궁 인정전 전각 안의 넓고 개방된 공간에서 진행되어 관람객들이 여유로운 마음으로 백성들의 안위를 염려했던 임금님들의 애민정신을 문학적으로 잘 구성된 시들을 통해 감상할 수 있었다.
더구나 세계왕조 역사상 조선 대한제국의 군주들만이 유일하게 시를 지을 수 있었고 그 시의 주제들이 전적으로 백성들의 안위에 관한 것들이어서 예나 지금이나 참된 정치지도자들의 자질을 판단하는 우선 척도가 애민정신임을 일깨워 준 소중한 전시회였다.
고종황제의 시:
“때맞춰 첫눈 내리는데 올 한해 풍년을 바라고,
백성들이 잘 먹어야 나 또한 잘 먹지,
안타깝게도 날씨가 살갗을 에듯 추우니,
헐벗고 굶주린 사람 옷이라도 제대로 입는지.”
‘왕실내의원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 창덕궁 성정각 안은 수준이 높은 어의진료를 체험하기 위해 몰려든 국내외 참여자들로 하루 종일 인산인해를 이루어 최소 30분 이상 기다려야 진료를 볼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어의로 책봉된 한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있는 내의원 환자>
<어의 진료 후 내의원 의녀들과 휴식을 취하고 있는 김재윤 가락중앙종친회 부회장 겸 ㈜세왕상사 고문>
지난 4월 29일 덕수궁(경운궁)에서 진행된 ‘대한제국황제즉위식-대한의 꿈’은 황제 역이 고종황제의 증손이며 조선 대한제국황실 제5대 수장인 이원 황사손 저하임을 방송하자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아직도 고종황제의 직계손이 존재하느냐며 서로 반문했고 황실의 활동영역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대한제국황제즉위식에 어가를 타고 등극하는 이원 황사손 저하. 출처 대기원시보 >
4월 말 북핵전쟁 위협 속에서 진행됐지만 수백만의 관람객들이 몰려 작년과 같이 크게 성공했고 이제 궁중문화축전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 잡게 됐다. 더구나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1년에 한번 진행되는 것에 대해 매우 아쉬워했고 조선 대한제국황실의 궁중 문화 역사전통들이 국민 모두가 향유하고 상시 체험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재구성되기를 이구동성으로 요청했다.
이렇게 궁중문화축전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600년 조선 대한제국황실의 찬란했던 역사문화전통의 긍지가 국민들의 마음속에서 정신문화적인 DNA로 고착되어 지금도 여전히 생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유구한 왕실과 황실의 문화전통들이 원형대로 보존되고 계승되어 격조 있는 삶의 모형들이 미래후손들에게 지속적으로 제시되길 바라는 국민들의 간절한 마음들이 하나로 모아져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한복입고 궁 오기’ 붐으로 대부분의 국내외 관람객들이 한복을 곱게 착용하고 축제 기간 내내 고궁 안을 가득 메워 시각적인 면에서도 매우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축전 기간 동안 다음과 같이 보완해야 할 문제점들도 많이 발견됐다:
첫째, 4월 28일 개막제와 관련된 일들이다;
(1) 개막제 저녁 기온이 급하강해 관람객들 모두 추위에 떨어야 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내년 행사에는 어깨 덮게 용 담요를 관련 업체에서 협찬 받아 축전로고를 새겨 기념품으로 제공하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현장에서 판매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내년 축전공식사이트에는 추위를 대비하여 방한복장 및 용품들을 필히 준비하도록 사전 고시해야 하겠다.
(2) 개막제에서 개회사를 한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개막연설 후 5분도 되지 않아 맨 앞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공식적인 행사가 끝나기도 전에 줄행랑을 쳤다. 날씨가 추워서 인지 아니면 다른 개인적인 일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수많은 관람객들이 지켜보고 있고 본 축전을 제안하고 주관한 황사손께서 바로 옆자리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개회사 후 바로 자리를 뜬 것은 개막공연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고위공직자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도 아니며 예의에도 어긋나는 일이었다.
이는 일반가정에서 어르신이 수저를 놓기 전까지 식탁에서 함부로 일어나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인데 일국의 고위공직자가 더구나 대한민국의 역사문화전통의 맥을 관리하고 보존하는 막중한 직책에 있어 모든 면에서 국민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할 문화재청장이 국가의 공식행사석상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관람객들을 내팽겨 처 놓고 혼자서 자리를 뜬 행태는 어떤 변명으로도 납득될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국회의원들이나 지자체장 또는 고위공직자들이 자기 얼굴만 알리고 개회사 몇 분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행사가 끝나기도 전에 얌체같이 자리를 급히 뜨는 추태들이 주변에서 너무나도 자주 목도되곤 한다.
이런 추태들은 대한민국 공식행사석상에서 더 이상 목도되어져서는 안 될 적패 중의 하나이다. 왜냐하면 그런 추태들을 보게 되면 나라가 위기에 처해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에 심대한 위험이 생겨도 자기만 살겠다고 전세기를 띄워 해외로 도망치는 졸부재벌들이나 왜구들에게 나라를 팔아먹고 불의한 재물들을 얻어 일신영달에만 집착했던 친일역적매국노들의 파렴치한 패악행위들이 겹쳐져서 연상되기 때문이다.
추위에 떨며 행사를 진행했던 관계자들과 관람객들 그리고 연로하신 조선 대한제국황실 종친위원들과 함께 1시간 반이 넘도록 무지막지한 추위를 이겨내며 개막제를 끝까지 참관한 후 내빈들과 관람객들의 계속되는 사진촬영 요청에도 기꺼이 응했던 황사손 저하와 개회사 후 5분 만에 자리를 뜬 문화재청장의 경솔한 행위는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었고 국가지도자의 기본적인 자질이 무엇인지를 재고할 수 있게 만든 하나의 중대한 해프닝이었다.
내년 축전에도 개회사 후 바로 자리를 뜰 거면 차라리 참석치 않는 것이 나을 것이고 이런 무례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문화재청장은 개회사 보다는 폐회사 순서에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3) 금번 축전 개막식에서 황사손 저하의 개회사가 빠진 일은 납득될 수 없는 일이다. 내년 개회사 순서에 반듯이 포함시켜 축전 개최의 본래 의미와 목적이 관람객들에게 직접적으로 설명되어져야 하겠다. 왜냐하면 본 축전을 직접 제안했고 역사전통적인 관점에서 궁궐의 원 주인으로서 잔치를 베푸는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둘째, 축전 기간 관람객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지적한 내용들이다;
(1) 행사에 자원했던 많은 대학생들이 열악한 식사에 대해 불만을 성토했다. 넓은 궁궐 안에서 관람객들의 동선을 안내하고 수 백 개의 의자들과 행사소품들을 나르고 설치하는 고된 막일에 비하면 간식도 없는 푸성귀 일색의 3,500원 짜리 부실한 식사로는 돌을 씹어도 소화가 될 정도로 식욕이 왕성한 젊은 대학생봉사자들에게는 턱 없이 부족한 것이었다. 내년에도 이런 비인간적이고 부실한 처우라면 두 번 다시는 자원하지 않겠다며 이를 운영했던 한국문화재재단의 그릇된 행태를 꼬집었다.
(2) 일 년에 한번 있는 궁중축제인데 입장료를 꼬박꼬박 받아 내거나 궁궐 안 휴게실 카페 음료나 간식들의 값이 너무 비싸 잔치의 본래 의미와 목적이 퇴색됐다는 지적이었다. 일상에 지친 국민들이 가족들과 추억의 순간들을 만들기 위해 궁궐잔치에 참여했는데 궁 밖의 서울깍쟁이 식 인색한 자본주의가 궁궐 안에서 까지 지배되고 있어서 안타까웠다는 지적이었다.
내년에는 축제기간 만이라도 무료입장을 시행하고 옛날 임금님께 진상했던 음식들을 전국의 종가나 관련 기업들로부터 넉넉한 후원을 받아 궁중음식들을 직접 맞보고 경험할 수 있는 풍성하고 인정 넘치는 잔치가 되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3) 궁궐에 온 국내외 관람객 대부분이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반면 안내를 맡은 행사도우미들이나 궁의 직원들의 복장이 정작 궁궐의 격에 맞지 않는 허접한 유니폼이나 찢어진 청바지 또는 외래어가 새겨진 티셔츠를 착용해서 축전의 고전적인 분위기 유지에 부조화가 있었음이 지적됐다.
(4) 궁궐 편전 앞 품계석 위에 걸터앉아 사진을 찍거나 어로(御路)임을 아는 일부 관람객들이 일부러 어로 위에 올라가 “나는 왕이다”라고 큰 소리를 지르며 사진을 찍어대는 경망(輕妄)스런 행동들이 자주 목도되어 이에 분노하여 나무라는 몇몇 종친위원들과의 실랑이가 벌어지는 안타까운 일들도 있었다.
<안내판이나 통제선이 없어 관람객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된 창덕궁 인정전 앞 어로와 품계석들>
궁궐을 대하는 관람객들의 저질스런 행위들이 방지될 수 없다면 아무리 많은 인원이 참여해도 이는 그저 무의미하고 오히려 개탄스런 행사에 불과할 것이다. 따라서 내년축전부터는 궁궐이나 종묘 안의 어로에 안내판이나 통제선을 설치해 역사문화전통 공간을 대하는 예의규범들을 인식케 하고 이를 존중케 하는 산교육장이 되도록 해야 하겠다.
또한 문화재청의 허술한 관리를 보완하기 위해 궁의 원형보존기준과 방식의 맥을 잇고 있는 조선 대한제국황실에 그 관리-운영권을 환원하여 위탁케 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다.
(5) 내의원 체험행사는 참여를 원하는 많은 관람객들에 비해 자원한 어의 한의사 수가 많이 부족했고 이로 인해 30분 이상 대기해야 했다. 관람객들은 뜨거운 햇볕을 가려주는 시설이 없어 진찰을 받으러 왔다 더운 열기와 자외선으로 인해 오히려 고생해야만 했다.
(6) 어제시사진전 한글체가 한자체와 어울리는 체였다면 시각적인 조화가 더 좋았을 것이고 시 하단에 왕의 제위기간과 왕위순서를 기입하거나 진열 공간 중간 중간에 설명서나 스마트이어폰기기가 비치됐었더라면 시가 지어질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상황들이 좀 더 쉽고 포괄적으로 이해될 수 있지 않았겠는가 하는 지적도 있었다.
또한 한 시간 이상 소요되는 어제시사진전이 너무 공부하는 분위기여서 눈이 어둡거나 체력이 약한 관람객들은 대충 지나가거나 아예 몇 편 감상하다 포기하는 모습들이 목도됐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황실문장이 새겨진 궁중다과나 차를 맞볼 수 있는 휴식공간이 진열 전각 안에 구비되었더라면 관람이 좀 더 여유롭고 덜 피곤했을 것이고, 설문지 작성 시 황실에서 준비한 작은 선물이나 기념품이 준비됐었더라면 궁중잔치에 참여한 관람객들이 옛날 임금님들의 후덕한 백성사랑을 몸소 체감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황실로부터의 따뜻한 마음도 전달받아 기억에 남는 관람이 됐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창덕궁 인정전 전각 안에서 ‘어제시사진전’을 관람하고 있는 주영자 전 이화여대 음대교수(왼쪽에서 두 번째)와 이천주 대한황실문화원 사무총장(왼쪽에서 첫째)
(7) 대부분 관람객들은 축전을 주관한 대한황실문화원에 대해 궁금해 했고 이를 자원봉사자들에게 물었지만 이들 역시 사전교육을 받지 않아 설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내년부터는 자원봉사자나 안내원들이 관람객들에게 주관단체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있도록 철저한 사전교육을 실시하고 주관기관인 대한황실문화원을 홍보하는 팜플렛이나 자료집들이 행사장 곳곳에 비치될 필요가 있겠다.
(8) 5월 7일 저녁 7시 반 덕수궁 중화문 앞에서 열린 ‘대한제국음악회’는 황제를 위한 클래식 컨셉으로 짜여 졌는데 황사손 저하를 비롯한 황족들이 참여하여 연주자들과 관람객들을 격려하고 궁중문화축전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했었더라면 더 뜻 깊은 시간이 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황제를 위하여’ 주제로 거행된 5월 7일 저녁 덕수궁 ‘대한제국음악회’>
셋째, 다음과 같이 내년 축전프로그램에 추가되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1) 행사장에 관람객들을 위한 황실과의 포토존과 포토타임을 마련하여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황실의 모습을 보여주고 황실구성원들에 대한 인적 정보들이 제공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왜냐하면 행사 진행 시 황사손 저하와 파종 별 종친위원들이 소개 됐고 개별적으로 인사를 나누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내빈들과 관람객들은 황실구성원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황사손이나 황사손비께 어떤 경칭을 붙여야 할지 설왕설래(說往說來)하는 모습들이 왕왕 목도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 행사부터는 관람객들이나 내빈들이 혼동하지 않도록 황실구성원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그에 따른 경칭들을 황실전통에 맞게 규정하여 황실문화원 스스로 황실의 권위가 보존되고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왕실내의원 참여자들과 포토타임을 갖은 이원 황사손 저하(왼쪽에서 다섯 번째, 왼쪽에서 첫 번째 황사손의 차남 이영 황손, 네 번째 이천주 황실문화원 사무총장, 여섯 번째 내의원프로그램 연출담당 이정환 서울문화홍보원장)
(2) 황실구성원들과 주요 종친위원들이 고증에 따른 황족-종친복식 착용과 함께 파종계열을 표시한 황실문양 이름표를 부착하고 관람객들에게 소개되면 조선 대한제국황실의 역사계보 및 파종들을 공부할 수 있게 되어 더욱 더 유익한 축전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3) 가칭 ‘해방 이후 조선 대한제국황실의 역사적 발자취 사진전’이 기획-전시되면 민주공화체제에서 황실의 상징적인 복원이 국가의 외교발전과 국민들의 정신문화적인 삶의 질 향상에 어떻게 기여하게 될지를 알릴 수 있게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4) 이번 축전에 참여한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궁중문화축전이 기후가 좋은 가을에도 진행된다면 고품격 관광수익창출뿐만 아니라 자녀들을 위한 전통예절역사교육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예를 들면 덕수궁 대한제국역사관에서 가칭 ‘황사손 저하 주최 황제의 오찬 또는 황제의 만찬’과 같은 특별기획프로그램이나 창덕궁 내의원 매주 일회 상설 운영 시 궁궐의 공간들이 실용적으로 활용될 수 있게 되며 더 많은 국민들이 황실의 역사문화전통들을 지속적으로 체험하고 향유할 수 있게 되어 국민들의 삶의 만족도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었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의 궁중문화축전은 궁궐의 원 주인인 황실구성원들이 실제 거주하지 않는 주인 없는 잔치였다는 점이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축전의 주체인 조선 대한제국황실에 궁궐들의 원 관리소유거주권이 온전히 복원되어져 황실의 온기로 가득 찬 대궐의 문들이 활짝 열려져 풍성하고 맛있는 음식들과 선물들이 베풀어지고 고된 삶에 지친 국민들이 위로와 치유를 받게 되어 축복과 정겨움이 가득 찬 잔치 본래의 목적과 의미가 되 살아 나는 원년이 되길 기대해 본다.
김영관 (PhD., McGill)
사단법인 한국효문화원 원장,
대한황실문화원 문화재환수위 연구위원/
해외왕실교류위 수석위원,
하버드대학 옌칭연구소 방문연구 교수
베뢰아국제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종교철학 교수
*궁중문화축전 관련 다양한 견해들을 제공해 주신 주영자 전 이화여대 음악대학교수와 임옥희 익선동제일부동산 대표 그리고 본 기고문 수정에 도움을 주신 이홍배 대한황실 종친위원장께 감사드립니다.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10일간 서울한양도성 안 4대궁궐과 종묘에서 거행된 ‘제3회 궁중문화축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1750 시간여행 그날’과 같이 국민참여 시민배우 공모프로그램은 400명 모집에 수 천 명이 몰려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고궁야간음악회’ ‘종묘제례악 야간공연’ ‘수라간 시식공감’과 같은 유료 프로그램들은 예매사이트가 열리자마자 순식간에 표가 매진 됐다.
어제시사진전시회는 창덕궁 인정전 전각 안의 넓고 개방된 공간에서 진행되어 관람객들이 여유로운 마음으로 백성들의 안위를 염려했던 임금님들의 애민정신을 문학적으로 잘 구성된 시들을 통해 감상할 수 있었다.
더구나 세계왕조 역사상 조선 대한제국의 군주들만이 유일하게 시를 지을 수 있었고 그 시의 주제들이 전적으로 백성들의 안위에 관한 것들이어서 예나 지금이나 참된 정치지도자들의 자질을 판단하는 우선 척도가 애민정신임을 일깨워 준 소중한 전시회였다.
고종황제의 시:
“때맞춰 첫눈 내리는데 올 한해 풍년을 바라고,
백성들이 잘 먹어야 나 또한 잘 먹지,
안타깝게도 날씨가 살갗을 에듯 추우니,
헐벗고 굶주린 사람 옷이라도 제대로 입는지.”
‘왕실내의원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 창덕궁 성정각 안은 수준이 높은 어의진료를 체험하기 위해 몰려든 국내외 참여자들로 하루 종일 인산인해를 이루어 최소 30분 이상 기다려야 진료를 볼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어의로 책봉된 한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있는 내의원 환자>
<어의 진료 후 내의원 의녀들과 휴식을 취하고 있는 김재윤 가락중앙종친회 부회장 겸 ㈜세왕상사 고문>
지난 4월 29일 덕수궁(경운궁)에서 진행된 ‘대한제국황제즉위식-대한의 꿈’은 황제 역이 고종황제의 증손이며 조선 대한제국황실 제5대 수장인 이원 황사손 저하임을 방송하자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아직도 고종황제의 직계손이 존재하느냐며 서로 반문했고 황실의 활동영역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대한제국황제즉위식에 어가를 타고 등극하는 이원 황사손 저하. 출처 대기원시보 >
4월 말 북핵전쟁 위협 속에서 진행됐지만 수백만의 관람객들이 몰려 작년과 같이 크게 성공했고 이제 궁중문화축전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 잡게 됐다. 더구나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1년에 한번 진행되는 것에 대해 매우 아쉬워했고 조선 대한제국황실의 궁중 문화 역사전통들이 국민 모두가 향유하고 상시 체험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재구성되기를 이구동성으로 요청했다.
이렇게 궁중문화축전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600년 조선 대한제국황실의 찬란했던 역사문화전통의 긍지가 국민들의 마음속에서 정신문화적인 DNA로 고착되어 지금도 여전히 생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유구한 왕실과 황실의 문화전통들이 원형대로 보존되고 계승되어 격조 있는 삶의 모형들이 미래후손들에게 지속적으로 제시되길 바라는 국민들의 간절한 마음들이 하나로 모아져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한복입고 궁 오기’ 붐으로 대부분의 국내외 관람객들이 한복을 곱게 착용하고 축제 기간 내내 고궁 안을 가득 메워 시각적인 면에서도 매우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축전 기간 동안 다음과 같이 보완해야 할 문제점들도 많이 발견됐다:
첫째, 4월 28일 개막제와 관련된 일들이다;
(1) 개막제 저녁 기온이 급하강해 관람객들 모두 추위에 떨어야 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내년 행사에는 어깨 덮게 용 담요를 관련 업체에서 협찬 받아 축전로고를 새겨 기념품으로 제공하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현장에서 판매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내년 축전공식사이트에는 추위를 대비하여 방한복장 및 용품들을 필히 준비하도록 사전 고시해야 하겠다.
(2) 개막제에서 개회사를 한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개막연설 후 5분도 되지 않아 맨 앞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공식적인 행사가 끝나기도 전에 줄행랑을 쳤다. 날씨가 추워서 인지 아니면 다른 개인적인 일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수많은 관람객들이 지켜보고 있고 본 축전을 제안하고 주관한 황사손께서 바로 옆자리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개회사 후 바로 자리를 뜬 것은 개막공연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고위공직자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도 아니며 예의에도 어긋나는 일이었다.
이는 일반가정에서 어르신이 수저를 놓기 전까지 식탁에서 함부로 일어나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인데 일국의 고위공직자가 더구나 대한민국의 역사문화전통의 맥을 관리하고 보존하는 막중한 직책에 있어 모든 면에서 국민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할 문화재청장이 국가의 공식행사석상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관람객들을 내팽겨 처 놓고 혼자서 자리를 뜬 행태는 어떤 변명으로도 납득될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국회의원들이나 지자체장 또는 고위공직자들이 자기 얼굴만 알리고 개회사 몇 분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행사가 끝나기도 전에 얌체같이 자리를 급히 뜨는 추태들이 주변에서 너무나도 자주 목도되곤 한다.
이런 추태들은 대한민국 공식행사석상에서 더 이상 목도되어져서는 안 될 적패 중의 하나이다. 왜냐하면 그런 추태들을 보게 되면 나라가 위기에 처해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에 심대한 위험이 생겨도 자기만 살겠다고 전세기를 띄워 해외로 도망치는 졸부재벌들이나 왜구들에게 나라를 팔아먹고 불의한 재물들을 얻어 일신영달에만 집착했던 친일역적매국노들의 파렴치한 패악행위들이 겹쳐져서 연상되기 때문이다.
추위에 떨며 행사를 진행했던 관계자들과 관람객들 그리고 연로하신 조선 대한제국황실 종친위원들과 함께 1시간 반이 넘도록 무지막지한 추위를 이겨내며 개막제를 끝까지 참관한 후 내빈들과 관람객들의 계속되는 사진촬영 요청에도 기꺼이 응했던 황사손 저하와 개회사 후 5분 만에 자리를 뜬 문화재청장의 경솔한 행위는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었고 국가지도자의 기본적인 자질이 무엇인지를 재고할 수 있게 만든 하나의 중대한 해프닝이었다.
내년 축전에도 개회사 후 바로 자리를 뜰 거면 차라리 참석치 않는 것이 나을 것이고 이런 무례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문화재청장은 개회사 보다는 폐회사 순서에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3) 금번 축전 개막식에서 황사손 저하의 개회사가 빠진 일은 납득될 수 없는 일이다. 내년 개회사 순서에 반듯이 포함시켜 축전 개최의 본래 의미와 목적이 관람객들에게 직접적으로 설명되어져야 하겠다. 왜냐하면 본 축전을 직접 제안했고 역사전통적인 관점에서 궁궐의 원 주인으로서 잔치를 베푸는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둘째, 축전 기간 관람객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지적한 내용들이다;
(1) 행사에 자원했던 많은 대학생들이 열악한 식사에 대해 불만을 성토했다. 넓은 궁궐 안에서 관람객들의 동선을 안내하고 수 백 개의 의자들과 행사소품들을 나르고 설치하는 고된 막일에 비하면 간식도 없는 푸성귀 일색의 3,500원 짜리 부실한 식사로는 돌을 씹어도 소화가 될 정도로 식욕이 왕성한 젊은 대학생봉사자들에게는 턱 없이 부족한 것이었다. 내년에도 이런 비인간적이고 부실한 처우라면 두 번 다시는 자원하지 않겠다며 이를 운영했던 한국문화재재단의 그릇된 행태를 꼬집었다.
(2) 일 년에 한번 있는 궁중축제인데 입장료를 꼬박꼬박 받아 내거나 궁궐 안 휴게실 카페 음료나 간식들의 값이 너무 비싸 잔치의 본래 의미와 목적이 퇴색됐다는 지적이었다. 일상에 지친 국민들이 가족들과 추억의 순간들을 만들기 위해 궁궐잔치에 참여했는데 궁 밖의 서울깍쟁이 식 인색한 자본주의가 궁궐 안에서 까지 지배되고 있어서 안타까웠다는 지적이었다.
내년에는 축제기간 만이라도 무료입장을 시행하고 옛날 임금님께 진상했던 음식들을 전국의 종가나 관련 기업들로부터 넉넉한 후원을 받아 궁중음식들을 직접 맞보고 경험할 수 있는 풍성하고 인정 넘치는 잔치가 되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3) 궁궐에 온 국내외 관람객 대부분이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반면 안내를 맡은 행사도우미들이나 궁의 직원들의 복장이 정작 궁궐의 격에 맞지 않는 허접한 유니폼이나 찢어진 청바지 또는 외래어가 새겨진 티셔츠를 착용해서 축전의 고전적인 분위기 유지에 부조화가 있었음이 지적됐다.
(4) 궁궐 편전 앞 품계석 위에 걸터앉아 사진을 찍거나 어로(御路)임을 아는 일부 관람객들이 일부러 어로 위에 올라가 “나는 왕이다”라고 큰 소리를 지르며 사진을 찍어대는 경망(輕妄)스런 행동들이 자주 목도되어 이에 분노하여 나무라는 몇몇 종친위원들과의 실랑이가 벌어지는 안타까운 일들도 있었다.
<안내판이나 통제선이 없어 관람객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된 창덕궁 인정전 앞 어로와 품계석들>
궁궐을 대하는 관람객들의 저질스런 행위들이 방지될 수 없다면 아무리 많은 인원이 참여해도 이는 그저 무의미하고 오히려 개탄스런 행사에 불과할 것이다. 따라서 내년축전부터는 궁궐이나 종묘 안의 어로에 안내판이나 통제선을 설치해 역사문화전통 공간을 대하는 예의규범들을 인식케 하고 이를 존중케 하는 산교육장이 되도록 해야 하겠다.
또한 문화재청의 허술한 관리를 보완하기 위해 궁의 원형보존기준과 방식의 맥을 잇고 있는 조선 대한제국황실에 그 관리-운영권을 환원하여 위탁케 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다.
(5) 내의원 체험행사는 참여를 원하는 많은 관람객들에 비해 자원한 어의 한의사 수가 많이 부족했고 이로 인해 30분 이상 대기해야 했다. 관람객들은 뜨거운 햇볕을 가려주는 시설이 없어 진찰을 받으러 왔다 더운 열기와 자외선으로 인해 오히려 고생해야만 했다.
(6) 어제시사진전 한글체가 한자체와 어울리는 체였다면 시각적인 조화가 더 좋았을 것이고 시 하단에 왕의 제위기간과 왕위순서를 기입하거나 진열 공간 중간 중간에 설명서나 스마트이어폰기기가 비치됐었더라면 시가 지어질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상황들이 좀 더 쉽고 포괄적으로 이해될 수 있지 않았겠는가 하는 지적도 있었다.
또한 한 시간 이상 소요되는 어제시사진전이 너무 공부하는 분위기여서 눈이 어둡거나 체력이 약한 관람객들은 대충 지나가거나 아예 몇 편 감상하다 포기하는 모습들이 목도됐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황실문장이 새겨진 궁중다과나 차를 맞볼 수 있는 휴식공간이 진열 전각 안에 구비되었더라면 관람이 좀 더 여유롭고 덜 피곤했을 것이고, 설문지 작성 시 황실에서 준비한 작은 선물이나 기념품이 준비됐었더라면 궁중잔치에 참여한 관람객들이 옛날 임금님들의 후덕한 백성사랑을 몸소 체감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황실로부터의 따뜻한 마음도 전달받아 기억에 남는 관람이 됐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창덕궁 인정전 전각 안에서 ‘어제시사진전’을 관람하고 있는 주영자 전 이화여대 음대교수(왼쪽에서 두 번째)와 이천주 대한황실문화원 사무총장(왼쪽에서 첫째)
(7) 대부분 관람객들은 축전을 주관한 대한황실문화원에 대해 궁금해 했고 이를 자원봉사자들에게 물었지만 이들 역시 사전교육을 받지 않아 설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내년부터는 자원봉사자나 안내원들이 관람객들에게 주관단체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있도록 철저한 사전교육을 실시하고 주관기관인 대한황실문화원을 홍보하는 팜플렛이나 자료집들이 행사장 곳곳에 비치될 필요가 있겠다.
(8) 5월 7일 저녁 7시 반 덕수궁 중화문 앞에서 열린 ‘대한제국음악회’는 황제를 위한 클래식 컨셉으로 짜여 졌는데 황사손 저하를 비롯한 황족들이 참여하여 연주자들과 관람객들을 격려하고 궁중문화축전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했었더라면 더 뜻 깊은 시간이 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황제를 위하여’ 주제로 거행된 5월 7일 저녁 덕수궁 ‘대한제국음악회’>
셋째, 다음과 같이 내년 축전프로그램에 추가되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1) 행사장에 관람객들을 위한 황실과의 포토존과 포토타임을 마련하여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황실의 모습을 보여주고 황실구성원들에 대한 인적 정보들이 제공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왜냐하면 행사 진행 시 황사손 저하와 파종 별 종친위원들이 소개 됐고 개별적으로 인사를 나누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내빈들과 관람객들은 황실구성원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황사손이나 황사손비께 어떤 경칭을 붙여야 할지 설왕설래(說往說來)하는 모습들이 왕왕 목도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 행사부터는 관람객들이나 내빈들이 혼동하지 않도록 황실구성원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그에 따른 경칭들을 황실전통에 맞게 규정하여 황실문화원 스스로 황실의 권위가 보존되고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왕실내의원 참여자들과 포토타임을 갖은 이원 황사손 저하(왼쪽에서 다섯 번째, 왼쪽에서 첫 번째 황사손의 차남 이영 황손, 네 번째 이천주 황실문화원 사무총장, 여섯 번째 내의원프로그램 연출담당 이정환 서울문화홍보원장)
(2) 황실구성원들과 주요 종친위원들이 고증에 따른 황족-종친복식 착용과 함께 파종계열을 표시한 황실문양 이름표를 부착하고 관람객들에게 소개되면 조선 대한제국황실의 역사계보 및 파종들을 공부할 수 있게 되어 더욱 더 유익한 축전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3) 가칭 ‘해방 이후 조선 대한제국황실의 역사적 발자취 사진전’이 기획-전시되면 민주공화체제에서 황실의 상징적인 복원이 국가의 외교발전과 국민들의 정신문화적인 삶의 질 향상에 어떻게 기여하게 될지를 알릴 수 있게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4) 이번 축전에 참여한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궁중문화축전이 기후가 좋은 가을에도 진행된다면 고품격 관광수익창출뿐만 아니라 자녀들을 위한 전통예절역사교육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예를 들면 덕수궁 대한제국역사관에서 가칭 ‘황사손 저하 주최 황제의 오찬 또는 황제의 만찬’과 같은 특별기획프로그램이나 창덕궁 내의원 매주 일회 상설 운영 시 궁궐의 공간들이 실용적으로 활용될 수 있게 되며 더 많은 국민들이 황실의 역사문화전통들을 지속적으로 체험하고 향유할 수 있게 되어 국민들의 삶의 만족도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었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의 궁중문화축전은 궁궐의 원 주인인 황실구성원들이 실제 거주하지 않는 주인 없는 잔치였다는 점이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축전의 주체인 조선 대한제국황실에 궁궐들의 원 관리소유거주권이 온전히 복원되어져 황실의 온기로 가득 찬 대궐의 문들이 활짝 열려져 풍성하고 맛있는 음식들과 선물들이 베풀어지고 고된 삶에 지친 국민들이 위로와 치유를 받게 되어 축복과 정겨움이 가득 찬 잔치 본래의 목적과 의미가 되 살아 나는 원년이 되길 기대해 본다.
김영관 (PhD., McGill)
사단법인 한국효문화원 원장,
대한황실문화원 문화재환수위 연구위원/
해외왕실교류위 수석위원,
하버드대학 옌칭연구소 방문연구 교수
베뢰아국제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종교철학 교수
*궁중문화축전 관련 다양한 견해들을 제공해 주신 주영자 전 이화여대 음악대학교수와 임옥희 익선동제일부동산 대표 그리고 본 기고문 수정에 도움을 주신 이홍배 대한황실 종친위원장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