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김영관 칼럼] 국민들의 품으로 돌아온 황실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대한황실문화원 주관으로 ‘2016 궁중문화축전’이 종로의 4대궁과 종묘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진행됐다. 많은 국민들의 호응과 관심이 모여 2014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진행됐다. 이번 축전의 특징 중의 하나는 단순히 궁의 전각들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는 깃발 따라가기 형 관광행사가 아닌 실질적인 참여를 통해 궁의 진정한 문화 역사적 가치와 현재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진행됐다.
 

 인터넷을 통해 참여자들을 모집하고 그들이 궁의 관람객이 아닌 실제 주인공으로 역할을 맡아 궁녀나 어의 의녀 또는 왕의 신하가 되어 과거의 기품 넘치고 찬란했던 조선대한황실의 일상생활들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준비됐다. 특히 왜구들에 의해 철거됐던 경복궁 수라간이 2015년 원형대로 복원되어 점심과 저녁 수라상 그리고 전통궁중 다과를 체험 하는 프로그램은 유료로 진행됐다. 유료로 인한 반감으로 참여율의 저조가 예상됐지만 인터파크와 옥션과 같은 온라인 예매 사이트에서의 예약주문은 걱정과 달리 사이트 오픈 하루 만에 전석이 매진되었고, 현장주문 역시 최소 1시간 반 이상을 기다려야 참여할 수 있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어냈다. 

 

 각색된 사극이나 영화에서 보았던 2칸이 넘는 큰 상에 온갖 산해진미가 차려진 거대한 임금님의 수라상을 기대했던 참여자들은 수라간 전각 안에 놓인 의외로 소박하고 작은 반상의 크기에 실망하는 눈빛이 역역 했다. 그러나 대한황실문양이 새겨진 흰 보자기에 예쁘게 싸여진 찬합이 반상 위에 놓이자 이것이 무엇이냐며 질문들을 쏟아 냈고 흥미와 기대의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보자기의 매듭을 풀자 조선왕실에서 사용했던 아름다운 색이 영롱한 놋 유기합이 펼쳐졌고 그 안에는 메뉴에서 약속 된 조선 시대 왕과 왕비만이 받을 수 있었던 ‘도슭’ 12첩 음식들이 현대적인 푸드 스타일 감각이 가미되어 먹음직스럽게 차려져 있었다. 유기합 안에 차려진 음식들은 영양학적으로 완벽했고 배부르지도 배고프지도 않은 적당한 양이었다.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옛날 임금님들이 과식했을 거라는 오해를 불식했고 백성들을 생각하셨던 임금님의 애민정신을 체험할 수 있어 좋았다는 평가들을 쏟아냈다. 

 

 더불어 창덕궁 인정전에서 진행된 ‘어제시 사진전’은 공식적인 기록인 조선왕조실록에서 접할 수 없었던 역대 조선왕들의 시들을 전시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으시며 질병 없는 백성들의 건강한 삶과 안위를 소원하며 한자 한자 써내려간 시들은 관람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었고, 어제시에 담긴 임금님들의 애민정신이 정치의 근본임을 현대 정치위정자들이 반듯이 되새겨야 한다며 관람객들은 이구동성으로 한목소리를 내었다.

 

 또한 많은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프로그램들 중의 하나는 창덕궁 성정각에서 진행된 ‘왕실내의원 체험’이었다. 국내 굴지의 한의사들이 자원하여 실제 어의가 되어 임금님을 진료하는 과정을 재현했고, 대한황실의 수장이신 이원 황사손 저하께서 자원한 한의사들에게 내의원 책봉 교지를 내리는 장면도 시현됐다. 

 

 일반 참가자들이 옛날 방식대로 진맥을 받고 한지에 처방전을 받아 전각 안에서 침도 맞고 한약도 타가는 프로그램이었다. 참가를 원하는 관람객들이 너무 많아 마감시간이 연장되기도 했고 어떤 참가자들은 이왕 하는 거면 더 크게 하여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했어야 했다는 기분 좋은 불만들도 털어 놓았다. 

 

 덕수궁 정관헌에서 진행된 ‘대한제국과 양탕국’ 프로그램은 당시의 커피 추출과정을 그대로 재현했고 커피 잔이 아닌 한식 종기에 커피를 담아내어 참여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냈다. 현재 대한민국 음료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커피는 이미 100여 년 전 고종광무태황제께서 즐겨 드셨고, 이 진한 커피를 드시면서 당시 제국의 선진교육근대화와 문화역사적 계몽 그리고 군사조직 개혁을 통한 부국강병의 의지를 펼치셨던 황제의 족적을 되새길 수 있었던 뜻 깊은 프로그램이었다.
 


문화재청의 비공식 집계에 의하면 이번 축전을 관람한 수는 수십만이고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한 수는 수천 명에 이른다. 단순히 몇 명이 참여하고 관람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2016년 2회를 맞은 궁중문화축전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지치고 힘든 일상으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나 과거 찬란했던 조선대한황실의 전통문화유산들을 가족친지들과 함께 몸소 체험하고 행복한 추억들을 만들 수 있도록 소중한 기회를 제공 해주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시대의 변천을 뛰어 넘어 우리들에게도 공식적으로 복원된 황실구성원들이 궁들에 실제 거주했으면 하는 마음들을 갖게 해주었다. 

 

 단지 1년에 한번 있는 5월의 축제가 아니라 궁에 찾아 가면 언제라도 궁에 거주하는 복원된 황실구성원들과 더불어 직접적으로 체험될 수 있는 현실적인 문화역사탐방 프로그램들과 시스템들이 마련되어졌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왜냐하면 황실 구성원들이 실제로 거주하게 되는 궁은 살아 있는 공간들로 재생될 수 있게 되며, 동시에 과거 조선대한황실의 찬란한 역사적 영광과 긍지 그리고 고결한 문화적 품격들이 온전히 보존되고 이들이 미래 세대들에게 지속적으로 전수 될 수 있게 되는 동력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예절 교육모델의 패러다임이 제시되고 제공될 수 있게 되어 과거의 전통이 현재의 연속성 안에서 더욱 더 숭고하고 광대하게 꽃피워져 21세기 대한민국은 국민 모두가 행복하고 활력 넘치는 동방예의지국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김영관 (PhD., McGill)

사단법인 한국효문화원 원장, 

대한황실문화원 문화재환수위 연구위원/

해외왕실교류위 수석위원, 

하버드대학 옌칭연구소 방문연구 교수

베뢰아국제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종교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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