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한중정원가 예찬 17] 원림향유의 품격을 높인 독락원(獨樂園)의 사마광 편



 중국의 북송(北宋)은 동경변량(현 하남 개봉)의 동편에 건국되었으며 중화역사의 발원지요 중국 문화의 유람인 황하의 남안에 수도를 세웠다. 북송은 4곳의 경(京)을 두어 국가를 경영했다. 4경은 정치 문화 경제의 중심이며 수도인 동경(東京: 開封府), 종묘와 사직이 위치한 남경(南京: 應天府)과 북경(北京: 大名府), 서경(西京: 河南府)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서경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낙양(洛陽)으로서 북송 이전 수, 당, 서진, 북위 등 13왕조의 수도였던 곳이다. 

 낙양은 역사적으로 볼 때 도시가 번성하였으며 문화 지리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를 점해오면서 당조 사가원림도 자연스럽게 북송의 서경인 낙양을 중심으로 발달하게 되었다. 북송의 개봉부에는 황가원림이 입지하고 낙양에는 기존 중국의 대표적 고전원림인 금곡원, 불사원림, 평천장 등이 조성되었다.

 북송에 이르러 원림은 수신양덕의 수단이었던 기존 개념을 초월하여 조원(造園)이라는 행위 자체를 과학과 예술적 분야로 인식하게 되는 변화를 보이게 된다. 이는 원림 조성기법 및 원림에 대한 답사기를 기록하는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도 알 수 있다. 


<독락원기>


 원림에 대한 대표적 저서로서 《낙양목단기(洛陽牧丹記)》, 《낙양명원기(洛陽名園記)》, 《창랑정기(滄浪亭記)》, 《계신잡식(癸辛雜識)》 등이 있으며 《낙양명원기》에는 원림21곳(동씨 동원, 여문목원, 완계, 송도, 안락와, 조한왕원 등)을 소개하고 있는데 원림의 명칭유래, 조성원리, 배치, 수목, 건축물의 특징 등을 기록하고 있다. 이전 원림들은 조성지역 및 위치에 따라 원림명을 짓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북송 시대에는 원림 조성 시 그 조성원리와 주요 경물 혹은 주제에 따라 다양하게 명명되었다. 이는 원림조성과 향유의 방식이 더 깊고 다양해졌음을 알 수 있는 현상이다. 이번호에서는 북송 원림 조영자들의 사상과 철학, 원림의 심미관을 들여다  보는데 있어 이름난 원림 중 하나인 독락원(獨樂園)을 조영한 사마광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마광>


 사마광(司馬光, 1019~1086)의 자는 군실(君實), 호는 우수(迂叟)이며 한족 출신으로 하남성 광산현에서 출생하였다. 본적이 섬주 하현(현 산시성 하현) 속수(涑水)촌 출신으로 흔히 속수 선생이라 불리었으며, 정치가 사학가 문학가로서 4대 왕조에 걸쳐 관직에 오른 인물이다. 유년시절 부친의 임관 지역을 두루 다니며 정치적 입문에 앞서 견문을 넓힌 후 1038년 진사로 조정에 입문하여 한림학사를 거쳐 재상에 오르게 된다. 그는 중국 역사상 최초로 편년체 형식의 통사인 《자치통감(資治通監)》을 편찬한 인물로 북송 시대 당쟁의 중심인물이기도 했다. 

 사마광은 소식(蘇東坡)과 더불어 신종(神宗) 즉위 후 실시된 개혁법인 신법에 반대하여 수도인 동경을 떠나 서경인 낙양에 오게 된다. 낙양에 내려온 후 존현방 북관에 1.3ha의 대지를 사들여 원림을 조영하고 그 이름을 ‘독락원(獨樂園)’이라 명명했다. ‘혼자 즐겁다’라는 명칭에서 보듯이 그가 품은 조정에 대한 불만과 원망이 극에 달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독락원의 조성과 낙양 지역의 독특한 풍격으로 인하여 그는 자신이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또 다른 삶에 대한 발견과 자각의 계기를 맞게 된다.
 

독락원 (명나라 구영)


<독락원 평면도>


 맹자는 ‘獨樂樂, 不如與人樂(혼자 즐거운 것은 함께 즐거운 것만 못하다)’라 하였으나 사마광은 자신의 독락원에 정(亭), 당(堂), 헌(軒), 대(臺)등 여러 건물에 오천권이 넘는 서책을 두고 자신만의 공간에서 외부와 단절한 독서와 원림내의 소일들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그에게 있어 여가생활에 불과했던 조원 활동은 그의 삶에 대한 태도를 변화시켜 다양한 아회(雅會)에 참여하는 등 문인들과의 다양한 교류 활동을 펼치며 교외에 별서인 첩석산장(疊石山莊)을 조영하게 된다. 독락원은 사마광이 쓴 《독락원기(獨樂園記)》와 이격비의 《낙양명원기》를 통해 자세히 기록되어 있는데 그 조영 원리가 독특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구영 독락원도>


 독락원의 주 원림구성요소는 물인데 수계를 중심으로 하여 각 건물이 위치하고 차경을 위해 수목을 배치하였다, 북쪽에서 유입된 수류는 독서당을 관통하여 지당을 이루고 다시 사방으로 흐르다 다시 모이는 집산방식으로서 마치 호랑이의 발톱형상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獨樂園記:其中為堂,聚書出五千卷,命之曰讀書堂。堂南有屋一區,引水北流,貫宇下,中央為沼,方深各三尺。疏水為五派,注沼中,若虎爪;自沼北伏流出北階,懸注庭中,若象鼻。自是分而為二渠,繞庭四隅,會於西北而出,命之曰弄水軒. 堂北為沼,中央有島,島上植竹,圓若玉玦,圍三丈,攬結其杪,如漁人之廬,命之曰釣魚庵。沼北橫屋六楹,厚其牖窗,以御烈日).


<독락원 조어암 -명나라 문정명 그림 >


 또한 독락원은 선인들이 즐겨 행하던 와유(臥遊: 출행이 쉽지 않던 과거에 선비들이 산수화로서 여행을 대신하는 방식)를 원림 내에 체현하였다. 지당 중간에는 섬을 조성하고 대나무를 심고 엮어 초당을 연상케 한 후 ‘조어암’이라 명명하는 등 수변을 따라 건축물을 조성하고 주제별 공간을 형성하고 그에 맞게 공간과 건물이 명명되어 지는 형식을 띄고 있다.
 

신현실

중국 북경대 세계유산센터 선임연구원

문화재수리기술자(조경)

(사)한국전통조경학회 편집위원

(사) 한국전통조경학회 집행이사

한국산업인력공단 출제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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