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를 보자는 소리를 들으면 ‘왜?’ 라는 질문에 그를 보러 가는 행위보다 자신의 머리에 질문이 ‘뭐지’라는 이유가 먼저 앞선다. ‘왜?’와 ‘그래’가 합쳐서 ‘왜 그래?’ 라고 하고, ‘왜?’와 ‘안 오다’를 묶어 ‘왜 안 올까?’라며 궁금해 한다.
우리는 과학이나 유전학, 화학이나 의학, 생명학이나 물리학에서 늘 연구를 거듭해도 점점 차원이 높아지는 궁금증이 쌓여 간다. 하지만 미학은 보는데 있고, 수학은 푸는데 있다. 그러니 ‘왜?’가 아니라 사람은 있는 그대로 봐야 하고 양심은 있는 그대로 이어가야지 수학의 논리처럼 풀지는 않는다. 궁금증의 보따리를 푸는 것은 그 자체에 대한 인정과 그것을 이해하려는 사랑 그 자체이어야 한다.
11~13세기 말 세계를 연결해 준 후추 한 알이 있었다. 그 후추 한 알이 서양에서의 부와 권력의 향신료가 되어 중동과 지중해를 거쳐 유럽 탐험가들의 동양으로 가는 해상 향신로드를 개척하게 되었고, 동서양 교류의 새로운 물꼬를 트고 동서교역을 활발히 함과 동시에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였다.
당시 서양 사람들은 고기요리에 잡냄새를 없애고 고기를 오래 보존하기위해 동양의 향신료인 후추가 필요하였는데, 이 후추를 구하기 위해 동양의 바닷길을 개척하게 된 것이다. 이 외 정향, 계피, 생강, 육두구 등의 향신료가 유럽에 본격적으로 소개된 시기도 11~13세기말 이었다. 8차례에 걸친 십자군 원정 이후부터 중국 원나라를 여행하며 황제 쿠빌라이 칸을 만나고 온 마르코 폴로(POLO)는 《동방견문록》에 ‘인도를 황금이 넘쳐나고 향신료가 많은 나라’로 소개하고 있다. 동양에 가면 부자가 되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콜롬버스(Columbus)의 신대륙 탐험은 황금과 향신료를 찾아 나선 일종의 보물찾기였지만 이 보물찾기는 지구가 둥글다는 가정 하에 1492년 대서양을 가로 질러 아메리카에 도착하였다. 그는 그곳이 인도라고 생각하고 그 때 만난 아메리카 원주민 사람을 죽을 때까지 인도인이라는 착각에 빠지게 되었으며 이 원주민들을 인도사람으로 착각한 나머지 ‘인디언’이라고 불렀다. 서양에 없는 향신료에 대한 호기심, 그것은 분명 ‘왜?’라는 해답을 찾기 위한 탐험이었다.
새끼 손톱만한 똥에 미생물이 1,000억 마리가 살고 있다. 신생아의 태변에서는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처음에는 박테리아가 없지만 서서히 시간이 지나면서 미생물이 서식하고 순식간에 기하급수적으로 미생물이 자라면서 무취의 똥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그 똥에 냄새가 날 때쯤이면 미생물이 1,000억 마리에 이른다. 우리 인간이 배설하는 혼돈의 모자람보다 박테리아는 수없이 분해로 혼돈을 정리하는 정돈이 넘쳐 난다.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이 미세한 생물인 세균, 바이러스, 효모, 곰팡이는 우리에게 병도 주고 치료할 수 있는 기회도 준다. 또 지구의 시체를 치워주는 ‘지구의 청소부’이기도 하고 병이 생겨 죽게 만드는 ‘심판자’이기도 하다.
2008년 미국의 크레이그 벤터 박사와 해밀턴 스미스 박사는 화학물질을 조합해 가장 단순한 인조세균을 만들어 냈다. 38억 년 전부터 진화를 거듭해온 미생물은 지금의 인조세균과 경쟁해야 할 시대가 드디어 왔고, 인간은 그 시대 중간에 놓여 있다. 원래의 세균에 맞서 개발한 인조세균은 미래의 자원으로 값이 싼 전기를 만들거나 자동차를 움직이게 할 수 있다고 한다.
과연 ‘왜? 라는 질문’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 것일까?

구영국
국가문화재보존협회장, 국립이리스트대학교 종신석좌교수
누군가 나를 보자는 소리를 들으면 ‘왜?’ 라는 질문에 그를 보러 가는 행위보다 자신의 머리에 질문이 ‘뭐지’라는 이유가 먼저 앞선다. ‘왜?’와 ‘그래’가 합쳐서 ‘왜 그래?’ 라고 하고, ‘왜?’와 ‘안 오다’를 묶어 ‘왜 안 올까?’라며 궁금해 한다.
우리는 과학이나 유전학, 화학이나 의학, 생명학이나 물리학에서 늘 연구를 거듭해도 점점 차원이 높아지는 궁금증이 쌓여 간다. 하지만 미학은 보는데 있고, 수학은 푸는데 있다. 그러니 ‘왜?’가 아니라 사람은 있는 그대로 봐야 하고 양심은 있는 그대로 이어가야지 수학의 논리처럼 풀지는 않는다. 궁금증의 보따리를 푸는 것은 그 자체에 대한 인정과 그것을 이해하려는 사랑 그 자체이어야 한다.
11~13세기 말 세계를 연결해 준 후추 한 알이 있었다. 그 후추 한 알이 서양에서의 부와 권력의 향신료가 되어 중동과 지중해를 거쳐 유럽 탐험가들의 동양으로 가는 해상 향신로드를 개척하게 되었고, 동서양 교류의 새로운 물꼬를 트고 동서교역을 활발히 함과 동시에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였다.
당시 서양 사람들은 고기요리에 잡냄새를 없애고 고기를 오래 보존하기위해 동양의 향신료인 후추가 필요하였는데, 이 후추를 구하기 위해 동양의 바닷길을 개척하게 된 것이다. 이 외 정향, 계피, 생강, 육두구 등의 향신료가 유럽에 본격적으로 소개된 시기도 11~13세기말 이었다. 8차례에 걸친 십자군 원정 이후부터 중국 원나라를 여행하며 황제 쿠빌라이 칸을 만나고 온 마르코 폴로(POLO)는 《동방견문록》에 ‘인도를 황금이 넘쳐나고 향신료가 많은 나라’로 소개하고 있다. 동양에 가면 부자가 되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콜롬버스(Columbus)의 신대륙 탐험은 황금과 향신료를 찾아 나선 일종의 보물찾기였지만 이 보물찾기는 지구가 둥글다는 가정 하에 1492년 대서양을 가로 질러 아메리카에 도착하였다. 그는 그곳이 인도라고 생각하고 그 때 만난 아메리카 원주민 사람을 죽을 때까지 인도인이라는 착각에 빠지게 되었으며 이 원주민들을 인도사람으로 착각한 나머지 ‘인디언’이라고 불렀다. 서양에 없는 향신료에 대한 호기심, 그것은 분명 ‘왜?’라는 해답을 찾기 위한 탐험이었다.
새끼 손톱만한 똥에 미생물이 1,000억 마리가 살고 있다. 신생아의 태변에서는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처음에는 박테리아가 없지만 서서히 시간이 지나면서 미생물이 서식하고 순식간에 기하급수적으로 미생물이 자라면서 무취의 똥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그 똥에 냄새가 날 때쯤이면 미생물이 1,000억 마리에 이른다. 우리 인간이 배설하는 혼돈의 모자람보다 박테리아는 수없이 분해로 혼돈을 정리하는 정돈이 넘쳐 난다.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이 미세한 생물인 세균, 바이러스, 효모, 곰팡이는 우리에게 병도 주고 치료할 수 있는 기회도 준다. 또 지구의 시체를 치워주는 ‘지구의 청소부’이기도 하고 병이 생겨 죽게 만드는 ‘심판자’이기도 하다.
2008년 미국의 크레이그 벤터 박사와 해밀턴 스미스 박사는 화학물질을 조합해 가장 단순한 인조세균을 만들어 냈다. 38억 년 전부터 진화를 거듭해온 미생물은 지금의 인조세균과 경쟁해야 할 시대가 드디어 왔고, 인간은 그 시대 중간에 놓여 있다. 원래의 세균에 맞서 개발한 인조세균은 미래의 자원으로 값이 싼 전기를 만들거나 자동차를 움직이게 할 수 있다고 한다.
과연 ‘왜? 라는 질문’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 것일까?
구영국
국가문화재보존협회장, 국립이리스트대학교 종신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