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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그릇과 오지그릇을 아우르는 ‘옹기(甕器)’는 농경생활을 주로 했던 우리 민족에게 최고의 용기였다. 주식·부식물의 저장용구, 주류 발효용구, 음료 저장용구 등 음식물을 보관하고 발효·숙성시키는데 옹기를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한 집안의 대를 이어 손맛과 장맛을 지켜가는 도구였다.
세계에서 한민족만이 가진 독특한 음식 저장용기인 옹기 사용은 삼국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라 별로 약간씩 다른 특색을 지니고 있었는데 고구려는 황갈색이나 검은색이 전형적이었고 문양이 거의 없었다. 백제는 다른 나라보다 먼저 기술을 습득하여 경질토기에 녹갈색의 유약을 입혀 녹유기를 만들었다. 신라는 회청색 경질토기와 적갈색 연질토기가 주종을 이루고, 특히 토우라는 특징적인 예술품을 제작했다. 오늘날 사용되고 있는 옹기는 조선 시대로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옹기는 먼저 흙을 반죽해서 응달에 약간 말린 뒤 떡매로 쳐서 벽돌 모양으로 만들고, 바닥에 쳐서 판자 모양의 타래미로 만든다. 이를 ‘판장질’이라고 한다. 그 다음 타래미를 물레위에 올려 놓고 방망이로 타림질(다듬는 일)을 한다. 옹기의 모양은 물레의 속도, 손놀림에 따라 결정된다. 완성된 옹기는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완전건조 시킨 후 잿물에 담가 안팎으로 꼼꼼하게 칠을 한다. 가마 안에 옹기를 채우고 일주일 정도 불 조절을 해가며 구워야 비로소 완성된다. 오랜 세월 우리 곁에서 생활용품으로 자리 잡았던 옹기는 편리한 플라스틱 ·스테인리스 그릇의 등장으로 한때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전통방식으로 용기를 만드는 기술자, ‘옹기장’을 보전하기 위해 1990년 중요무형문화재 제96호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