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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녀(簪)
<중요민속문화재 제218-20호 용잠>
검은 머리를 곱게 빗어 넘겨 쪽찐 후 푸른 옥비녀를 꽂은 여인의 뒷모습. 단아한 그 모습은 뭇남정네의 눈길을 머물게 하기 충분하다.
비녀는 부녀자들의 다듬어 틀어 올린 머리가 풀리지 않게 고정하거나 관(冠)이나 가체를 머리에 고정하기 위한 장신구이다. 뿐만 아니라 비녀는 혼례 때 신랑이 신부에게 주는 사랑의 징표이기도 하고, 여인의 정절이나 긍지를 상징한다. 비녀는 외형상 남근을 상징하므로, 예전에는 기혼녀만이 비녀를 꽂을 자격이 있었다. 다만 단오에는 처녀도 비녀를 꽂을 수 있었다. 창포 뿌리를 깎아 비녀를 만들고 여기에 붉은 글씨로 수(壽)자와 복(福)자를 새겨 양 끝에 연지를 발라 머리에 꽂았다.
한국에서 비녀의 사용은 《삼국사기》에 나오는 기록으로 보아 삼국 시대부터 사용되었다고 추정되고, 조선 후기 영조 때부터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되었다. 비녀는 계층에 따라 금․은․주옥으로 만든 것은 상류계층에서나 사용할 수 있었고, 서민계층은 나무나 각, 골 등으로 만든 비녀를 사용했다. 비녀의 재료와 잠두의 장식에 따라 예장 때와 평상시에 사용하는 것이 달랐으며, 젊은 사람과 나이든 사람, 계절에 따라서도 그 사용을 달리했다. 비녀의 재료는 금(金), 은(銀), 백동(白銅), 영락(瓔珞), 비취(翡翠), 산호(珊瑚), 목(木), 죽(竹), 각(角)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비녀의 이름은 잠두(簪頭)의 모양에 따라 봉황잠(鳳凰簪), 용잠(龍簪), 원앙잠(鴛鴦簪), 매죽잠(梅竹簪), 국화잠(菊花簪) 등이 있다. 이 같은 잠두의 장식은 대부분 길상을 상징하는 것으로 부귀와 다남, 장수의 기원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