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승]명승 제45호 단양 석문(丹陽 石門) 자연이 만든 최고의 액자틀



우리나라 명승 중에 한 번에 두 곳의 경승을 함께 감상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단양 도담삼봉과 석문이다. 이곳은 단양에서도 한 지역 내에 인접해 있는 명승으로 입구에서 도담삼봉을 거쳐 잠시 계단을 오르면 석문으로 통하게 되는 일석이조의 명승인 셈이다.


<후면에서 바라본 석문 항공사진 사진제공=국립문화재연구소>


<석문 쪽에서 바라본 도담삼봉 사진제공=국립문화재연구소>


 석문과 인접한 도담삼봉은 2017년 한중수교 25주년을 기념하여 북경에서 개최된 한국의 명승 특별사진전에서 중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명승으로 선정되기도 했었다. 간혹 도담삼봉만 보고 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석문도 이에 못지않은 신비스런 형태를 지니고 있다. 또 석문 인근의 전망정자에서도 남한강과 도담삼봉 쪽이 잘 조망된다.


<여름 석문 전경>


 석문은 석회암 카르스트 지형에서 나타나는 용식지형의 하나로 석회암이 물에 녹아 형성된 것이다. 

 단양석문의 예부터  단양팔경(丹陽八景)의 제2경이자 남한강의 강상사경(江上四景)에 해당하는‘단양 석문(丹陽 石門)’은 석회암 돌기둥이 붕괴되고 남은 천장의 일부가 마치 구름다리 모양으로 남아있는 동양최대 규모 자연교라 할 수 있다.

 단양팔경의 제1경인 도담삼봉의 상류 200m 지점에 두 개의 돌기둥 위에 큰 돌이 가로놓이며 구부러진 형태가 문주(門柱)와 같아 이름하여 ‘석문’으로 불리고 있다.


<겨울 석문 전경>


 석문을 통해 바라보는 남한강과 건너편 농경지 풍경이 마치 사진 액자틀 속에 담긴 듯 펼쳐진다. 특히 이 경관은 마고할미의 전설과 연관된다. 신라 시대 부도지에 보면 마고성에 사는 여신 마고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마고할미는 전설에 등장하는 신선할머니로 마귀, 마야고, 마고할망으로도 불린다. 이 할머니는 긴 손톱을 가진 엄청난 거인으로 제주도의 선문대할망과 비슷하다. 마고할미는 우리나라 전국에 걸쳐 전설 속에 자주 등장하는데 단양에서 유독 자세하다. 이 거대한 석문은 바로 마고할미가 드나들던 문으로 알려져 있는데“옛날에 천상에서 물을 길러 내려왔다가 비녀를 잃어버린 마고할미가 석문 안에 살고 있었다. 마고할미는 비녀를 떨어뜨린 산중턱에서 비녀를 찾기 위해 땅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아흔아홉 마지기의 논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완성된 논은 마치 바둑판처럼 정연하였으며, 선인들을 위한 농사를 지어 하늘나라의 양식으로 사용하게 하였다. 사람들은 이 논을 선인옥전(仙人玉田)이라 불렀다. 마고할미는 농사를 돌보기 위해 수시로 남한강을 건너다니게 되었는데 이를 위해 징검다리를 하나 놓았다. 이 다리는 일제강점기 때 철교교각을 세우느라 철거되었다고 한다.

 봄이면 산 밑에 있는 사람들의 논에 물이 가두어 모를 심을 때면 마고할미의 논에도 물이 고이게 되고, 벼가 익어 논에서 물을 뺄 때면 마고할미의 논에도 저절로 물이 빠졌다고 한다. 마고할미는 긴담뱃대를 물고 술을 마시며 세월을 즐겨도 농사일은 저절로 되었다. 오랫동안 마고할미가 살다가 끝내는 바위가 되었다고 전한다.”현재도 석문 옆에는 담뱃대를 물고 술병을 들고 있는 형상의 마고할미 바위가 있다.

 이는 농경위주의 사회에서 농사가 풍년이 들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에게 석문의 독특한 지형이 영감을 준 사례로 볼 수 있다. 석회암 구멍을 통해 조망되는 농경지의 모습은 일이 뜻대로 잘되는 것을 가리키는 마고소양(麻姑搔癢)의 의미와 결합되어 민간신앙의 경지로 까지 승화된 것이다.


<남한강에서 바라본 석문 전경 사진제공=국립문화재연구소>


 또 석문은 월악산국립공원에 속하고 카르스트 지형이 갖는 학술적 가치가 크다. 석문으로 향하는 관람로 좌우에 측백나무 자생지가 위치하며, 석문 주변으로 소나무와 참나무로 구성된 평범한 2차 혼효림이 출현하고 있다.

 시간에 따라 석문을 통해 조망되는 농경지와 남한강은 석문 주위의 수림으로 인해 대비되는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한다. 주변의 경치를 끌어들여 감상하는 차경의 방법으로 본다면 자연이 만들어 준 액자틀 속에 최고의 경관이라 할만하다. 액자 틀 속에 구도 또한 절묘하고 이에 얽힌 이야기도 경관과 잘 맞아 떨어진다. 현재까지 잘 관리되고 있는 액자틀 속에 농촌모습이 새로 들어선 건물들에 의해 바뀌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해본다.

 석문은 지질학적 가치도 뛰어나지만 우리 조상들에게 복을 가져다주었던 상징경관으로 남아 오늘날 전하고 있다. 석문의 형태가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발복을 기원하도록 사람들의 관심과 전문가들의 보존관리 대책이 필요하다.


<후면에서 바라본 석문 항공사진 사진제공=국립문화재연구소>



<참고문헌>

문화재청 홈페이지

곽병욱(2011), 나를 쉬게 하는 그곳, 단양, 나비의 활주로

사진제공=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이원호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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