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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국 교수의 전통문화살롱(8)
두 사람
구영국
국가문화재보존협회장
국립이리스트대학교 종신석좌교수
한 사람이 외로워 두 사람이 되고, 두 사람도 외로워 세 사람이 모여 사는 사람들의 집단생활은 서로 외롭고 쓸쓸하기 때문이라는 표현이 제법 맞는 말일 게다. 철이 들 즈음에 남자들은 막걸리 맛을 알게 되고 여자들은 화장을 하고 향수를 뿌리게 되는데 가끔 사랑과 이별, 그리움이 삶과 죽음의 외출에서 돌아와 있다. 우리들의 고민을 종이에 그리고 꿈이란 것을 생각하며 이상을 향해 염원을 데워 커피를 마시면서도 이내 자신의 머리카락을 하늘로 치켜세우고 힘센 황소 눈으로 무서운 현실을 바라보게 되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지금 얼어붙은 땅, 겨울을 봄까지 나야하는 나무의 겨울눈은 어떻게 생겨 먹었을까? 봄이 오기 전에 겨울눈은 무려 일곱 겹의 결속된 껍질로 온통 하나가 되어 있는데 추위에 떠는 참나무 몸통은 을씨년스럽게도 겉의 골이 패이며 갈라져 그 속을 추위가 붙어서 핥아가고 있는 중이다. 겨울눈이 엎어진 산길과 골목어귀에서 만나는 세찬 칼바람은 때때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츠리게 만들어 매화가 피는 따뜻한 봄날을 그리워하게 만들어 놓고도 속이 시원한가 보다. 신사동 가로수 언덕길을 넘으며 누군가가 버린 촉각의 기억으로 말미암아 주소 잃은 도로로 택시가 쌩하고 지나가고, 그 옆으로 비켜간 길이 꽁꽁 얼어붙기 시작한다. 어둑어둑한 뒷골목 술집은 시끄럽게 붐비고, 작고 비좁은 커피숍 공간 안에서 뭇 여자들의 수다소리에 서로 엉켜 숨 막힐 지경이다.
필자가 아끼고 사랑하는 후배 중에 미스코리아 출신의 아름다운 아나운서가 있고, 오로지 한 평생을 나무에 글씨만을 새기며 평생을 살아 온 사랑하는 선배 장인이 있다. 한 사람은 꿈이 있어 방송인으로 전문아나운서의 길을 가고, 또 한 사람은 전통으로 한 평생을 걸어가는 전문장인이다.
그 선배는 추운 나무를 아끼고 더운 나무도 아끼는 사람으로 국가의 댐을 만들기 위해 수몰되는 지역의 오랜 거목을 언제나 재료로 쓰기 위해 구하고 늘 준비하는 사람이다. 선배는 매우 잘 생긴 공인된 미남은 아니지만 참으로 훌륭하게 한 길을 걸어 온 한결같은 사람이다. 하루 종일 그토록 서각에 몰두해 힘들고 고단한 작업이 끝나고서 늘 소주 2병을 매일 변하지 않고 마시는 것도 한결같은 술 마시기 작업이다. 그 와중에도 많은 국보를 서각으로 재현해 놓았다.
어느 날인가 아나운서 후배에게 “왜 사느냐”고 물어 본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바로 귓전에 들려온 대답은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 살아요”였다. 이보다 더 시원하고 명쾌한 대답이 또 어디 있을까? 그 대답이 예뻐서 지리산에 약초 연구를 하고 있는 후배에게 약초를 부탁하고 자연약초 치료법을 배워 후배의 건강을 챙겨주겠다 약조를 했다. 마지막으로 그 후배는 한 분야에서 35~45년 이상 한 길을 걸어온 분이 최고 전문가로 인정되고, 배우고 존경하고 싶은 분이라고 했다. 그 날의 대화는 최근 일상 중 제일 의미 있는 미인의 언어가 되었다.
미인 미남도 좋지만 아름다운 사람이 더 좋다. 두 사람은 참 아름다운 사람이다. 필자는 이런 두 사람이 있어 세상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