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벽동 이야기> 추석 보름달에 간절히 빌었다



추석 보름달에 간절히 빌었다

마흔 한 살에 강릉에 내려왔으니 어언 25년이 되어간다.

내려오기 삼 년 전 어느 날

강릉을 지나가는 길에 어머님을 뵈려고 집에 들렀다.

항상 그랬듯 부모님을 뵐 때는 좋지만

떠날 땐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아 뒤돌아보며 손을 흔든다.

건강하게 편히 계세요.

모시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말로 표현은 못하고 마음으로 빌며 가슴이 메어왔다.

그날도 어머님을 뵙고 떠나려는데

그냥 안채 마루에서 조심해서 가라고 작별을 하시면 될 걸

높은 뜨락을 내려와 대문 앞 까지 나오시며 손을 흔드신다.

 

그것이 어머님의 마지막 건강한 모습이었다.

부모님 마음도 나와 같아서

떠나는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으셨던 것이다.

그날 저녁,

어머님께서는 대문에서 뜨락으로 오르다가 넘어지셔서

병원에 계시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후 수년간 치료를 해도 완쾌되지 못하시고

평생 다리를 절며 지내셨다.

그것이 죄가 되어

도시의 편리한 삶과 청춘을 다 버리고

선교장에 묻혀 살며 강릉 촌놈이 되었다.

 

고택에서 생활하노라면

높은 뜨락과 디딤돌을 딛고 올라야하는 마루가 문제다.

이런 고택이 한두 곳이 아니며

여러 어른들이 이것으로 인해 고생하시는 모습을 많이 본다.

그동안 불편함을 감수하며 말없이 참고 살았지만

이제는 한계에 이른 것 같다.

다시 이런 일 없도록 대책을 모색하고

앞으로는 제발 이런 비극 없도록 해야만 한다.

이런 문제 해결하려면

조상님께 빌어야 하나 아니면 누구에게 빌어야 하나.

유난히 밝은 올 추석 보름달에 간절히 빌었다.

보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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