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전통문화살롱 14 > 보고 싶은 얼굴



엊그제 낮과 밤의 길이가 똑같다는 추분이 지났다. 사계절이 비교적 뚜렷한 우리나라 날씨도 머지않아 예전이란 말로 기억되고 되새김 될 것이다. ‘그런 좋은 계절이 있었었지’하며 아쉬워할 날이 올 것이고, 그런 이유로 봄과 가을의 계절감이 점차 서서히 줄어들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갈수록 날은 점점 더워지게 될 것이고 더워가는 지구에서 우리는 더 많은 땀을 흘리게 될 것이다.

 

 단감이 익어가는 가을에 보고 싶은 얼굴이 있다면 누구일까? 강원도의 깊은 산속에는 산삼을 캐는 심마니가 산 속을 뒤지고 있겠고, 집채 만 한 멧돼지는 땅속의 칡을 찾아내어 몇 끼의 허기를 달랠 것이다. 고슴도치와 산양은 밤에 자신의 동선을 따라 움직이고, 반달곰은 다가올 겨울을 대비해 지방을 축척하여 긴 겨울을 미리 준비할 것이다. 이 짐승들도 보고 싶은 얼굴이 있을 터지만 그들의 천적인 사람은 아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보고 싶은 사람과 보기 싫은 사람이 있다. 인간 세상에는 동물들의 세상과 달라 감정이라는 느낌이 존재 한다. 다른 사람을 만날 때 처음으로 찾아오는 감정이 느낌인데 이게 바로 다름 아닌 첫인상이다. 그래서 신입사원을 입사 면접 볼 때 이 첫인상을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여긴다. 옛날 가수 중에 너무 인물이 못나서 방송출연을 못하고 얼굴 없는 가수로 한 동안 TV출연을 못했던 가수도 실제 있지 않았던가.

 

 인간은 나이가 들면서 얼굴뼈의 이마각, 상악각이 줄어든다. 그리고 또 가슴 각도와 엉덩이 각도도 달라진다고 한다. 사람 얼굴의 이상형은 상안1 중안1 하안0.8임을 알 수 있는데 동안의 얼굴을 유지하기 위해 인간은 좋은 화장품을 써가며 무지한 노력을 발휘 한다. 특히 여자들의 얼굴관리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영국 레스터대 심장학과 닐레쉬 샤마니 교수는 유전자 연구인 텔로미어의 길이를 연구했는데 주위환경에 의한 유전자 활용이 젊음을 결정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흡연, 자외선, 피부노화, 나쁜 생활습관이 10.4년 더 늙게 만든다고 했다. 그런데 다른 연구자의 연구 결과에서는 피부나이와 생체나이는 다른 것으로 나와 서로 다른 주장하기도 한다.

 

 국내 모 대학의 얼굴경영학과가 있어 학문적 연구인 얼굴학의 전문성이 있고, 이외 사회의 관상학, 점집 등이 있지만 인체의 노화자연현상은 그 어떤 누구도 막을 순 없다.

 

 조선 시대 왕들의 평균 재위기간이 19년 인데 비해 중종은 무려 38년 재위해 역대 재위순위 다섯 번째의 임금이다. 유연하고, 인자하고, 후덕하게 보이지만 진짜 모습은 백성이 보고 싶은 얼굴이 아닌 왕의 얼굴인 것이다.

 

 가난하고 풍족하지 못했던 장인들은 먹고 살기가 바빠 내내 한 얼굴로만 살았다. 아무리 똑똑한 장인이 있었다손 치더라도 그들은 신분상승이 안됐으며, 인간적인 향유를 누리지 못했고, 하루 세끼 입에 풀칠하기 급급했다. 하지만 오늘의 각 분야의 전문 장인은 고려, 조선 시대의 장인보다 몇 십배, 몇 백배 행복한 사람들이다. 먹지 못해 배를 움켜쥐고 눈물을 흘리거나, 신분이 미천하여 한탄을 하거나, 보고 싶은 얼굴을 보지 못하여 태백산을 껴안고 절규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은 신분도 평등하고 모두 다 열심히 일하고 살면 일한만큼 보답을 받고 살 수 있는 행복한 세상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직도 성숙한 역사인식과 장인정신으로 발전해 나가지 못한다면 한국의 전통문화의 미래는 허구일 뿐이다. 남을 진심으로 칭찬하고 동료 장인을 도와주며, 국격(國格)을 높이고 훌륭한 문화유산을 지켜가는 자랑스러운 조상의 후손으로서, 두 얼굴을 가지지 않고 하나인 얼굴로 일관된 다음 후손에게 보고 싶은 얼굴로 살아가야 한다.

구영국

국가문화재보존협회장

국립이리스트대학교 종신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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