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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라는 열매가 열리는 나무가 있다. 누에는 이 잎을 먹고 산다. 뽕나무이다. 튼실한 누에고치는 실을 뽑아 옷감을 만들고, 튼실하지 못한 누에고치는 늘여 빼서 솜으로 만든다. ‘풀솜’이라 부르며 풀솜으로 만든 이불솜은 제법 비싸다. 누에고치 안의 번데기는 간식 또는 술안주로 먹는다. 하지만, 번데기는 김슨상이 못 먹는 음식 중에 하나이다.
<오디 사진제공=김해경>
양잠의 기원은 삼한 시대라고 한다. 누에를 길러 실을 뽑아 옷감을 만드는 일은 매우 중요했나보다. 고려 시대부터 선잠단(先蠶壇)을 만들었다. 조선 시대 왕실에서는 백성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 왕비가 친잠례(親蠶禮)를 거행하기도 했다. 뽕나무가 많았던 곳의 명칭은 잠실이 되었고, 잠실을 모아서 관리하던 곳은 잠원동이 되었다. 그만큼 양잠은, 뽕나무는 우리에게 중요했다.
<뽕나무와 오디 사진제공=김해경>
성북동에 가면 선잠단의 기억이 남아있다. 2016년 원형 복원을 위한 발굴을 진행했다. 과거 사진도 찾기 시작했다. 일제강점기 사진의 선잠단에는 뽕나무가 없다. 그러나 성북동 주민은 1976년부터 선잠단을 기리기 위해서 주변에 뽕나무를 식재하고 가꾸었다. 40년 동안 주민들의 보살핌으로 자라던 뽕나무는 일제강점기 사진에 보이지 않는다고 모두 뽑아버렸다.
<선잠단 발굴 사진 사진제공=김해경>
왜 자꾸 과정을 지우는 걸까? 왜 자꾸 과정의 의미를 간과하는 것일까? 원형복원이라는 것이 가장 처음 만들었을 때, 가장 융성했을 때, 변형의 기점이 되었을 때. 너무도 다양한 기준이 있고, 장소에 따라서 그 중요도는 다르다.
그런데도 우리는 너무 쉽게 과정을 지우기부터 한다.
글쓴이.. 김해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