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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요즈음 다들 올겨울은 춥다고 하는데
어릴 적 겨울을 생각하면 추위도 아니다.
지금처럼 따뜻한 겨울옷 하나 변변한 게 없고
문틈 사이로 스며 들어오는 겨울바람은 칼날처럼 시렸다.
한번 눈 내리면 허리까지 쌓이고
기와나 초가집 처마에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린다.
고드름을 사탕처럼 씹어 먹고
행랑아범이 만들어준 팽이와 썰매를 타며
눈 속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서로 뒹굴며 쌈질을 한다.
코피가 터지면 눈 한줌 집어 얼른 닦아내고
차갑게 얼어버린 손과 발을 입김으로 호호 불다 지치면
아랫목에 펴놓은 따뜻한 이불속에 들어가 잠들어 버린다.
잠시 잠에서 깨어나 배가 출출하면
이리저리 먹을 것을 찾아 부엌과 광을 뒤진다.
늦가을에 따서 재어놓은 빨간 홍시를 배불리 꺼내먹고선
할머니께 들키지 않으려고 살금살금 기어 다닌다.
유난히도 긴 겨울밤 전기도 없는 초롱불 아래서
만화책을 보면서 히죽거리던 그 시절엔 꿈도 많았다.
번쩍번쩍 별 다섯 개 계급장을 단 맥아더 장군이 꿈이었지만
이젠 어깨에 별 다섯 개는 커녕 나이 들어 쳐져가는 가냘픈 어깨의 자화상이다.
그런 시절 이겨내고 지나온 세월이 까마득한 옛날 같지만
그래도 즐거운 겨울을 보냈던 옛 기억들이 마음에 아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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