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유교 문화의 건강한 복귀를 꿈꾸며



유교 문화의 건강한 복귀를 꿈꾸며



이지락

(경주 양동마을 무첨당 회재 이언적 선생의 17대 종손)

 

  2010년 8월 이후 나의 생활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내가 살고 있는 양동(良洞)이 세계문화유산(世界文化遺産)으로 지정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것이다. 이제껏 나는 문화재(文化財)의 소유자(所有者)로서 문화(文化)의 영속성(永續性)만을 지키자는 소극적(消極的) 자세로 생활해 왔다. 그런데 지정이라는 사건은 나로 하여금 소극적 자세를 고수할 수 없게 해 버렸다. 사람들의 지나친 관심은 많은 오해(誤解)를 만들어 냈기에 적극적(積極的)인 대처를 하지 않으면 지정의 이유가 되었던 문화의 왜곡(歪曲)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문화는 대체(代替) 가치(價値)를 만들 수 없을 때 영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대체 가치를 가진다면 대체 가치의 변화에 따라 문화의 고유성(固有性)이 심하게 훼손(毁損)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극심한 자본주의(資本主義)로 인하여 모든 것을 돈으로 그 가치를 환산하는 현상이 이미 일반화되어 버렸다. 이에 따라 내가 소유하고 있는 유형무형(有形無形)의 가치들 또한 돈으로 환산되고 그것은 또 다른 가치와 비교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의 전통문화는 그 고유성에 대한 인정보다는 그것이 전화된 돈의 정도에 따라 그 가치를 평가받게 되었다. 돈의 가치라는 것은 시대에 따라 바뀌는 것이기에 돈에 의해 가치가 정해진 것들은 시대에 따라 성쇠(盛衰)를 겪게 된다. 고유한 생명력(生命力)을 지킬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우리 유가(儒家) 문화는 조선(朝鮮)이라는 사회에서 500년 동안 사회 중심철학(中心哲學)의 위치를 유지하였다. 과연 그 힘은 무엇인가. 의미가 담기지 아니한 재물은 ‘뜬구름(浮雲)’으로 볼 수 있었기에 오랜 생명력을 유지할 수가 있었다. 나는 요즈음 “이 집이 마음에 드니 얼마를 주면 살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 그럼 난 빙그레 웃고 만다. 나 또한 재물에 의해 나의 자존(自尊)을 꺾어 본 적이 있기에 재물(財物)의 무서움을 안다. 하지만, 뜬구름을 잡을 수는 없지 않은가. 내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가치를 나 스스로 금전적(金錢的) 한계(限界) 속에 넣어 그 생명력을 버리게 할 수는 없다.

 

500년의 힘은 그저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사회는 현재 경제적(經濟的) 희망(希望)을 어느 정도 이루었기에 이제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문화적 힘이 없는데도 과연 선진국이 되어 세계를 주도할 수 있을까. 아직도 우리 민족이 세계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강한 신념을 보여주신 백범(白凡) 김구(金九) 선생의 「나의 소원」은 꿈틀대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느끼고 실천해야 한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전통’이라는 단어를 항상 달고 사는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유가는 또다시 사회를 운영하는 중심 철학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우리 사회에서 유가가 밀려나는 것을 정말 다시는 보기 싫다. 유가는 조선조(朝鮮朝) 말부터 사회의 중심 철학이라는 지위를 잃어버렸다. 다시금 중심 철학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는 이 시기에 우리는 중심 지위를 박탈당하던 그 당시를 되돌아보고 반성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서 유가들이 각자의 고유한 문화를 찾아 유지하려는 노력과 함께 전체적인 소통(疏通)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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