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 문화재]연등회 (燃燈會,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燃燈會)는 고통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하신 부처님의 탄생을 축하하고 공덕을 기리는 불교의례로, 불을 밝혀 번뇌와 무명(어리석음)으로 가득 찬 세상에 빛을 비추어 뭇 중생이 모두 무명으로부터 벗어나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기원을 담고 있다. 

 

 부처님 앞에 연등 공양은 브라만교의 신들에게 물, 향, 꽃, 등불, 음식을 바치던 인도 전래의 풍습을 불교가 수용한 것이다. 불교경전인 《화엄경(華嚴經)》에는 등불의 종류와 공덕 내용이 보다 자세히 실려 있고, 《현우경(賢愚經)》에는 가난한 여인 난타가 지극한 정성으로 바친 연등이 얼마나 큰 공덕인지를 말해주는 내용도 실려 있다. 


<연등행렬 사진제공=문화재청>


 연등회는 5세기 초 인도에서 석가탄신일에 불·보살상 앞에서 밤새도록 연등과 기악을 공양하는 성대한 축하행사에서 비롯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연등회는 불교가 중국을 통해 전래되면서 인도의 이러한 연등회 풍속이 함께 들어왔다. 

 《삼국사기》의 기록에 보면, 신라 경문왕이 대보름날 황룡사에서 연등을 관람하고 여러 신하들을 위해서 잔치를 베풀었다는 내용이 있고, 민간에서도 이 날 불을 밝히는 풍습이 있었다.

 고려 시대에는 불교가 국교로 자리 잡으면서 매년 정월대보름마다 팔관회와 함께 국가적인 행사로 열렸다. 팔관회는 신라 시대부터 전해오던 행사로 고려 시대에 접어들면서 매년 11월 15일에 거행되던 국가 최고의 행사였다. 본래 불교신도가 하루 동안 엄숙히 팔관재계(八關齋戒)를 지키기 위해 열었던 불교법회에서 기인한 것으로 팔관의 '관'은 금(禁)한다는 의미로 '팔관'은 살생, 도둑질, 음행, 거짓말, 음주, 높고 사치한 자리에 앉거나 꽃과 향수로 치장함, 가무음곡, 오후 식사를 금하는 팔계를 범하지 않음을 뜻한다. 


<연등놀이공연 사진제공=연등회>


 조선 시대는 숭유억불정책으로 국가에서 진행하는 연등행사는 중지되었지만 민간에서 행하는 민속행사로 전승되었다. 《동국세시기》 등 기록에 따르면, 초파일이면 집집마다 등간(燈竿)을 높이 세워 등을 달고 꼭대기에는 꿩의 깃이나 소나무가지로 장식하였으며, 거리에는 가게마다 각양각색의 등이 즐비하였고 등간을 높이 세우려 경쟁하여 구경꾼들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원각사 자리의 탑골공원에 꽃으로 장식한 탄생불을 모셔놓고 관불의식(灌佛儀式)을 행하였으며, 저녁에는 흰코끼리상을 앞세우고 등을 들고 종로 - 을지로 - 광화문을 도는 제등행진을 하였다.
 

<연등행렬 사진제공=연등회>


 한국전쟁 이후 연등행사는 전국 각처와 사찰에서 활발하게 열렸다. 1954년 불교중앙 총무원 주최로 초파일을 치르게 되면서 1955년 조계사 부근에서 제등행렬을 열었고, 1975년 사월초파일이 국가 공휴일로 제정되어 더욱 많은 인원이 연등행사에 참여를 하게 되었다. 1976년부터 연등행사가 부활되어 여의도광장에서 조계사까지 불교신자들의 사월 초파일 제등행진이 다시 시작되어 1996년 불교 교단은 조계종을 중심으로 석가탄신일 행사를 동대문운동장에서 조계사까지의 제등행진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행사들로 다양화하고, 연등축제로 전환하였다. 

 사월 초파일 성대하게 열리는 연등축제로 발전한 연등회는 1000년을 넘게 우리 조상들이 함께 행하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2012년에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전통등 전시회 사진제공=연등회>


 연등회는 관불의식, 연등행렬, 회향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시민들의 문화축제로 자리 잡은 연등회는 서울시청 앞 점등식을 시작으로 전통등 전시회, 어울림마당, 연등행렬, 회향한마당, 전통문화마당, 연등놀이가 열린다. 거리문화축제인 연등회가 진행되는 동안 행사장 주변 곳곳에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넘쳐나고, 다양한 문화체험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직접 참여해 체험할 수도 있다.



자료제공= 문화재청, 연등회(http://www.연등회.kr/), 문화콘텐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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