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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 부 인
예년보다 일찍 무더위가 찾아와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번쯤은 여름밤을 시원하고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것이 없을까 고민을 하게 된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은 더위를 피해 덥지 않게 지내기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되었고 오랜 경험을 통해 피서하는 지혜도 많이 나왔다.
요즘은 선풍기며 에어컨이 손쉽게 더위를 식혀주지만 예전에는 부채가 가장 손쉽게 더위를 식혀주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부채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더위를 막는 도구로 죽부인이 있었다. 대나무는 찬 성질이 있어 체온을 내려주는 효과가 있고, 천연의 냄새가 그대로 살아있어 여름밤을 시원하고 쾌적하게 보낼 수 있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죽부인은 잘 마른 황죽을 참숯에 지지면서 엮어서 만든다. 길이는 대략 넉자 반, 지름은 한 아름 정도로 누워서 안고 자기에 알맞은 크기로 한다. 속이 비어 공기가 잘 통 할 수 있도록 성글게 원통형으로 짜고, 마구리는 잘 접어서 모가 나지 않게 한다. 잔털이 돋거나 가시가 서지 않게 말끔하게 손질을 한다. 숯불에 지져 색을 내는 것 외에 콩댐을 하거나 옻을 입히지 않는 것은 땀에 씻기거나 묻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사랑방에 기거하는 선비는 무더운 여름밤 죽부인을 가슴에 품고 한 다리를 걸쳐 허전함을 달래기도 하고 솔솔 스며드는 시원한 바람에 숙면을 취한다. 재미있는 사실 하나 더 죽부인은 아들이 아버지의 것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예의다. 죽부인도 아버지의 부인이기 때문이란다.
올 여름 무더위엔 죽부인을 껴안고 자던 선조들의 피서법을 한 번 활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