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근. 기산풍속도첩>


 줄다리기, 지역에 따라 줄당기기, 줄싸움, 쭐쌈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려진 줄다리기는 농한기 풍년을 기원하며 즐기던 우리 세시풍속의 하나이다.


 줄다리기의 기원을 살펴보면, 당나라 봉연(封演)이 쓴 《봉씨문견기 封氏聞見記》에 춘추 시대 오(吳)·초(楚) 사이의 싸움에서 유래하였다고 하고 있으나, 그보다는 풍년을 비는 농경의식으로 그 이전부터 행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그 발생지도 중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논농사를 짓는 극동·동남아시아·호주 등에서도 있었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5세기에 편찬된 《동국여지승람》에 처음으로 이 놀이에 대한 기록이 나오는데, 우리나라에서도 훨씬 이전부터 줄다리기를 행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이 놀이는 주로 중부 이남지역에서 많이 하였는데,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충주지방, 《동국세시기》에는 충청·경기·제주 등지의 줄다리기 풍속이 기록되어 있다.


                                                     <사진제공=문화콘텐츠닷컴>


 주로 정월대보름에 행해지던 줄다리기는 줄을 서로 당겨 승부를 겨루던 대동놀이로, 고을간의 대항전으로 치러졌으므로 전 주민들이 참가하여 축제적인 분위기 속에서 줄다리기를 했다. 줄다리기를 행하는 동안에는 주변에서 열성적인 응원이 행해지고 농악대 등의 참여로 흥이 돋워지고, 이긴 마을에서는 풍년이 든다고 믿었으므로 치열한 경기로 진행되었다.


 줄을 만드는 것을 ‘줄드린다’고 하는데, 이것은 매우 중요하므로 경험이 많은 노인들의 자문을 얻어 장정들이 줄드리는 일을 도맡아 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가늘게 꼰 줄을 멍석 짜듯이 넓게 엮어서 이것을 둥글게 말아 사용하기도 한다. 줄은 머리는 크지만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줄이 원줄 또는 몸줄인데, 크기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개 지름 0.5∼1.4m, 길이 40∼60m나 된다‘

 줄은 미리 암줄과 수줄의 구분을 두고 줄을 연결할 때에는 수줄을 암줄 속에 깊이 질러 넣고, 구멍이 난 가운데로 굵고 긴 나무빗장을 찔러 빠지지 않게 한다.


 마을 사람들은 노소를 막론하고 참가하여 줄을 당기어 승패를 겨루던 줄다리기는 지역민 전체의 단합과 풍년·풍어를 기원했다. 지금까지 전승되고 있는 유명한 줄다리기로는 충남 당진 기지시줄다리기(중요무형문화재 제75호), 강원 삼척 기줄다리기, 경남 영산줄다리기( 중요무형문화재 제26호) 등이 있다.



자료제공=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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