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 문화재]숭례문 복구 현장의 주역들 이근복 번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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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계속해서 이 일을 해야 하기에
기술을 가르치려고 공방도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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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건축물을 바라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지붕. 우리나라 옛 건축의 아름다움 하면 용마루, 추녀 등의 지붕의 곡선을 들곤 한다. 옛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좌우하는 우리나라의 지붕은 중국처럼 너무 과장되지도, 일본처럼 너무 딱딱하지도 않은 유려하고 부드러운 곡선으로 우리나라 건축물을 따스하게 만든다.
 이근복 선생은 2008년 10월 21일 한국 최초로 번와장 기능보유자가 되었다. 그 동안 무형문화재로 인정받지 못했던 지붕의 기와를 잇는 일. 즉‘번와’의 중요성을 인정받으면서 번와장 이근복 선생이 중요무형문화재 제121호로 지정됐다.
 지난 8월 24일, 선생을 만나 뵙고자 전화를 드렸더니 2시간 후에 서울로 오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바로 약속을 잡고 선생을 만나기 위해 성북구 사무실로 향했다. 경북 영주 부석사에서 일을 하시다가 막 올라오셨다는 이근복 선생은 급히 찾아온 필자에게 시종일관 편안하고 밝은모습을 보이시며 인터뷰에 응해주셨다.
 

◇ 어떤 계기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어렸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는 건축 일을 하셨어요. 예전 시골에선 집을 지을 때 혼자 다 했어요. 미장일, 목수일, 기와 만드는 일, 지붕 만드는 것까지... 우리 아버지께서도 그러셨지요. 목수 일부터 미장일까지 모든 것을 혼자서 다 해내시는 것이 신기했어요. 그런 아버지를 어렸을 때부터 따라 다녔어요. 처음엔 이런 저런 심부름을 하면서 일을 도와드리면서 아버지가 하시는 일을 어깨너머로 배웠고, 그 중 지붕에 기와 올리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은?
 

  경복궁, 창덕궁 또 정말 많은 궁궐과 사찰의 기와를 올렸어요. 하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숭례문이죠. 1997년도에 제가 기와를 올렸어요. 해놓고 정말 뿌듯했었거든요. 저녁 10시쯤이었나요. 숭례문에 화재가 났다는 말을 듣고 택시 타고 바로 숭례문으로 갔어요. 저한테는 자식 같은 곳이었어요. 그날 12시간 정도를 잠도 안자고 한 번도 앉아보지도 못하고 현장을 지켰어요. 아침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돌아왔네요. 그때 일이 아직도 생생해요. 그래도 다시 숭례문 복구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 40여 년 동안 번와일을 하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요. 한여름에 바깥온도가 30도라면 기왓장 위에선 40도를 육박해요. 밖의 온도와 10도 정도 차이가 나니까요. 거기에 지붕이라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아요. 또 여름에만 힘든 게 아닙니다. 기와가 더 빨리 뜨거워지는 반면 겨울엔 더 차가워요. 한겨울에 흙이랑 기와가 얼면 작업하기 무척 어렵고요. 또 장마철에는 비를 피할 수 없으니 작업을 중단하게 되죠. 번와일은 위험하기도 해요. 발디딜 곳이 기와뿐이니까요. 안전장비를 설치하기도 힘들고요. 지금에야 발 디딤도 있고 하지만 예전에 번와일을 배울때는 죽는 사람도 많이 봤어요. 7-8m되는 곳도 안전장비 없이 그냥 사다리 타고 올라가서 기와 밟고 일을 해야 했으니까요.

 
 ◇ 후학들에게 꼭 해주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중요무형문화재로 번와장이 지정되고 나서 많은 전화가 와요. 일을 배우고 싶다고. 하지만 힘들다고 일에 대해 이야기해주면 대부분 포기 합니다. 누군가가 계속해서 이 일을 해야 하기에 기술을 가르치려고 경기 고양시에 공방도 만들었어요. 하지만 번와일을 제대로 하고자 하는 사람이 없네요.

                                                                                             
 

   ◆ 번와장이란?
  번와장은 지붕에 기와를 덮는 일을 담당하는 장인이다. 지붕은 한국 건축의 특징 중 하나인 곡선의 미를 나타내는 공간으로 번와장은 이 지붕을 담당하여 지붕의 미를 담당한다. 2008년 10월21일 중요무형문화재 제121호로 번와장이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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