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 문화재]중요무형문화제 제69호 하회별신굿탈놀이 이수자 김종흥



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 하회별신굿탈놀이, 제108호 목조각장 이수자 김종흥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전통문화,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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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각시, 사람 괄세하지 마소. 일가산에 사는 늙은 중이 이가산 가는 길에 삼로노상에서 사대부녀를 만나 각시 오줌냄새를 맡고 육정(肉情)이 치밀어서 칠보단장 안 해도 팔자에 있는 동 없는 동 그거 구별할 게 뭐 있니껴?”

 

 

하회별신굿탈놀이 파계승마당의 중의 대사이다. 대부분 사람은 안동 하면 하회마을, 하회마을 하면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떠올린다. 우스꽝스러운 나무 탈에 얼굴을 가리고 양반과 파계승의 타락을 비웃으며 상민들의 애환을 풍자적으로 표현하는 하회별신굿탈놀이. 총 열 마당의 탈놀이에서 여섯째 마당인 파계승마당에서 중탈을 쓰는 김종흥 선생을 만나보았다.

 

 

김종흥 선생은 1955년 4월 안동 하회마을 인근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하지만 선생은 어렸을 때는 탈춤을 볼 수 없었다. 800년이라는 세월을 이어오던 하회별신굿탈놀이가 1928년 이후로 전승이 중단됐던 탓이다. 사람들에게 잊혀 가던 이 탈놀이를 다시 일으킨 사람은 전승이 중단됐던 1928년 당시 각시탈을 쓴 이창희 선생과 이상호 선생, 김춘택 선생, 임형규 선생 등이었다. 생업까지 포기하고 탈놀이 복원에 나선 선생님들을 따라 탈을 처음 쓰게 된 선생. 벌써 22년 전 일로 지금은 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 하회별신굿탈놀이 이수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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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은 탈놀이를 자신이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여기며 살아왔다. 돈을 버는 길은 아니었다. 공연할 기회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선생은 포기하고 싶지가 않았다. 힘들지도 않았다. 그냥 중탈이, 탈놀이가 좋았다고 한다.

 

 

 “1999년 4월 21일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하회마을에 찾아왔을 때 공연이 가장 생각이 나요. 그때 축배자로 선정되는 행운으로 여왕과 사진도 찍을 수 있었죠. 제가 장승도 선물했어요.”

 

 

선생은 지금까지 중탈을 쓰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 영국 여왕 방문 때의 공연을 꼽는다. 당시만 해도 탈놀이를 정기적으로 공연하지는 못했던 시기. 영국 여왕의 하회마을 방문으로 정부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많은 인파가 모여들었다. 탈놀이는 문화재이기 이전에 관객과 같이 호흡하고 즐기며, 박수를 받으면 더 힘이 나는 ‘놀이’이기 때문에 신 나게 공연을 했다. 공교롭게도 선생의 탄생일인 4월 21일. 눈물이 날 정도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최고의 공연을 마쳤다 한다.

 

 

하회마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탈놀이도 인기를 끌어 정기공연을 제외하고, 매주 수요일, 토요일, 일요일 세 번의 상설공연도 하게 되었다. 초청공연 또한 많이 늘었다. 하지만 선생은 탈놀이의 미래를 걱정한다. 남자만 탈을 쓸 수 있고, 무엇보다도 돈이 안 되는 일이다 보니 배우려는 사람이 없단다. 그래도 선생은 일제 강점기 때 전승이 중단됐던 탈놀이가 다시 부활했듯이, 언젠가는 빛을 보는 날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선생은 하회별신굿탈놀이 이수자이자, 중요무형문화재 제108호 목조각장의 이수자이기도 하다. 하회마을 앞에 ‘목석원(木石圓)’이라는 가게를 차리고, 탈놀이 공연이 없을 때는 거의 가게에서 장승을 깎는다. 선생은 나중에 하회탈과 장승을 소개할 수 있는 박물관을 짓고 싶단다. 사라져가는 우리 것을 알리고 싶은 마음뿐……. 전 세계에 우리 것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우리의 것을 먼저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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