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處暑)

처서는 24절기 중 14번째 해당하는 절기이다. 태양이 황경 150도에 달한 시점으로 양력 8월 23일 무렵, 음력 7월 15일 무렵 이후에 든다. 처서 무렵이 되면 입추 때까지 더위가 한풀 꺾이며 제법 선선해지는데 ‘처서’라는 말은 바로 이러한 의미에서 비롯되었다.

처서가 지나면 여름철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기 때문에 논둑의 풀을 깎거나 산소를 찾아 벌초를 한다. 과거 아낙들과 선비들이 여름동안 눅눅해진 옷과 책을 말리는 음건(陰乾)과 포쇄(曝曬)를 이 무렵에 했다.

처서는 한가한 농사철이지만 한해 농사를 마무리 하는 가장 중요한 때이기도 하다. 이 무렵 날씨는 한해 농사의 풍흉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벼의 이삭이 패는 때여서 강한 햇살을 받아야 벼가 성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로(白露)

태양의 황경이 165도에 이르는 양력 9월 9일 무렵, 음력 8월에 드는 절기로 이 무렵에는 밤 동안 기온이 크게 떨어지고 대기 중의 수증기가 엉겨서 풀잎에 이슬이 맺힌다. 백로라는 이름은 여기서 기인했다.

백로 무렵에는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어 선선하고 차가운 기운이 돌며 맑은 날씨가 계속된다. 일반적으로 이 무렵은 일조량이 많고 기온이 적당해 곡식과 과일이 여무는데 더 없이 좋다. 이때 비가 많이 오면 농사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백로에 비가 오면 오곡이 곁여물고 백과에 단물이 빠진다’라는 말은 여기서 유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