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 문화재]중요무형문화재 제114호 염장



중요무형문화재 제114호 염장

 

1만 번 정성의 손길로 대발을 만드는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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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무형문화재 제114호 염장(簾匠)은 발을 만드는 장인을 말한다. 발은 가늘게 쪼갠 대나무나 갈대 등을 엮어 구들이나 상방 등에 문 대신 달아 햇빛이 직접 들어오는 것을 막으면서 바람을 통하게 하는 생활용품을 가리킨다.

 

 발은 공간을 나누거나 햇볕을 가리는 생활용품인 동시에 아름다움을 지닌 장식품의 역할을 했고, 왕이나 귀한 사람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도구이기도 했다.

 

 우리의 전통가옥인 한옥에서 발은 필수품이었다. 발은 여름철에 주로 사용되었으며, 강한 햇볕을 막아주어 실내에 있는 사람에게는 시원함을 느끼게 해준다. 또 가리개로서 발을 치면 상대적으로 어두운 실내는 밖에서 볼 수 없었고, 밝은 바깥은 안에서 훤히 내다볼 수 있어 사생활 공간 확보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여름에 통풍을 위해 실내를 노출하고 지내야 하는 한옥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이러한 기능 덕분에 발은 예부터 왕이나 귀인, 여인 등의 얼굴을 함부로 쳐다볼 수 없도록 하는 차면용(遮面用)으로 많이 사용됐다. 가마에 발을 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없도록 하는 역할을 했고, 사당의 감실에도 발을 쳐 외부인이 사당 안을 함부로 들여다볼 수 없도록 했다.

 

 또 수렴청정과 같은 뜻인 ‘염정(簾政)’, 임금이 친히 주관했던 시험인 ‘염전중시(簾前重試)’ 등 임금을 상징하는 수식어로도 사용됐다.

 

 발은 흔히 한자로 ‘주렴(珠簾)’이라고 한다. 주렴은 구슬이나 대나무로 엮은 발을 통칭하지만 우리나라는 주로 대나무를 사용해 엄밀히 말하면 ‘대발’만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나무만 발의 재료였던 것은 아니다. 갈대로 짠 갈대발, 삼 줄기로 짠 겨릅발, 달풀로 짠 달발도 있었다. 발은 가마의 문을 가리는 발에서부터 집의 문을 가리는 발, 장식용 발까지 다양한 크기로 제작됐다. 또 아주 섬세한 것부터 갈대를 얼기설기 엮은 성근 발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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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은 대나무와 죽세공품으로 유명한 전남 담양을 비롯해 경남 통영 등 일부지역에서만 만들어 지고 있다. 염장 기능보유자는 지난 2001년 인정된 조대용 선생이다. 조대용 선생은 경남 통영시에서 4대째 대발 제작 일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선친 조재규 선생의 일을 도우면서 어깨 너머로 일을 배운 조대용 선생은 1974년 군대 전역 후부터 본격적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주거형태의 변화로 인해 전통 발의 수요가 격감해 어쩔 수 없이 다른 생계 활동을 하면서도 발 제작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선생의 장기는 발에 새겨지는 아름다운 문양이다. 기본적으로 발에 자주 쓰는 쌍 희(喜)자 문양이나 아(亞)자 문양을 넣을 때에도 글자를 이루는 획을 육각형의 귀갑문이나 그물코 문양으로 채워 이중의 문양으로 만들어 돋보이게 했다. 아름다운 문양과 약간의 변형으로 발을 작품성을 갖춘 공예품으로 탄생시키는 것이다. 선생도 생계를 위해 다른 일도 병행해야 했기에 젊은이들에게 이 일을 하라고 말하기 힘들다고 한다. 다행히 선생의 딸과 작은아들이 5대째를 이어 현재 이수자로 활동하고 있다. 발을 엮는 데는 보통 만 번 이상의 손이 가야할 만큼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이 정성과 노력이 흐르는 세월 속에 급격한 변화에 사라져 가야만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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