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승]명승 제37호 동해 무릉계곡 (東海 武陵溪谷)



‘무릉(武陵)’이라는 명칭은 ‘무릉도원’에서 따온 것으로 중국에서 기원한다. ‘무릉도원’이란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나오는 상상 속의 선경을 일컫는데 중국 진나라 때 전란을 피해 숨어사는 사람들이 지내는 곳으로 이상향의 상징으로 묘사된 이곳은 은일의 삶을 추구했던 선조들의 유토피아 자체였다.


<동해 무릉계곡 전경>


 동해 무릉계곡(東海 武陵溪谷, 명승 제37호)은 조선 선조 때 삼척부사 김효원에 의해서 명명되었다고 한다. 우리 땅의 지명에 중국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대상의 의미를 축소시켜 사용하던 일은 꽤 오래전 일이다. 명승지의 경우는 중국의 그것과 생김새가 비슷할 때 더 빈번하게 사용되기도 했다. 

 통일신라 때 까지는 고유한 우리 발음으로 중국의 한자를 읽는 ‘향음’이 있어서 독자적으로 명칭을 사용할 수 있었으나 신라멸망 이부터는 중국식 읽기가 널리 퍼져 중국한자가 사용되면서 명칭까지 그대로 가져다 쓰는 일이 다반사가 된 것이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중국과 같은 이름을 쓰는 명승의 형상을 서로 비교하는 것도 흥미 있는 일이 될 만큼 자연스러운 일이 돼버렸다.
 

<무릉계곡 너럭바위>


 소금강으로 불리기도 하는 무릉계곡의 너락바위에는 매월당 김시습 등 유명한 문사들의 글씨가 다수 새겨져 있다. 당시 계곡에서 소요하는 선비들의 풍류문화를 생생한 풍경으로 증명하는 듯하다. 무릉계곡은 무릉선원(武陵仙源), 두타동천(頭陀洞天)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무릉계곡 초입에 있는 무릉반석에 가로로 쓴 암각서는 무릉선원(武陵仙源) 중대천석(中臺泉石) 두타동천(頭陀洞天)이라 쓰고 아래에 옥호거사(玉壺居士) 신미춘(辛未春)이라 적혀있다. 이는 신미년(1571)에 옥호거사라는 인물이 쓴 것으로 도교, 불교 유교사상을 각각 상징한다고 한다. 이 글씨는 봉래 양사언이 강릉부사 재직 기간에 전임 정두형 부사의 부친상에 문상하기 위해 신미년(1571)에 광천을 방문했을 때 무릉계곡을 방문하여 썼다는 설이 있고 또 하나는 옥호자 정하언이 삼척부사 재직 기간 중인 신미년에 무릉계곡을 방문하여 썼다는 설이 있다. 최만희가 쓴 <진주지(1963)>에 기록과 대조해 보면 양사언의 글씨일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정하언 역시 글씨가 뛰어났고 이 기간에 이 지역에 재직한 것도 사실이므로 정확히 결론지을 수는 없다.

 이름에서 연상되듯이 계곡은 <도화원기>에 묘사된 무릉도원을 탐험하듯이 별천지 같은 계곡이 펼쳐져 있다. 회색빛의 암반과 물빛 그리고 울창한 숲이 이루는 대비는 조화의 극치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곳은 고려 시대 동안거사 이승휴가 거하면서 제왕운기를 저술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청옥산과 두타산>


 무릉계곡은 두타산과 청옥산을 배경으로 형성된 계곡으로 무릉반석에서부터 호암소, 선녀탕, 장군바위, 쌍폭, 용추폭포에 이르는 대략 4km 구간을 말한다. 다양한 화강암 계곡의 하천지형이 스팩트럼처럼 펼쳐져 동해안 제일의 산수라 할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여준다. 예부터 하절기에는 무릉계곡을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아 1977년에 국민관광지 제1호로 지정될 만큼 유명세를 탔다. 특히 계곡으로 이루어진 선적인 경관은 관람객들이 이동하면서 색다른 경관을 보게 되는 동적인 체험과 중간 중간 명소에서 머무르며 감상하거나 즐기는 정적인 체험을 함께 지니게 된다. 자연이 만들어낸 뛰어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고루 지닌 무릉계곡이야 말로 이러한 경관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이 계곡은 전형적인 화강암지대로 깎아지르는 낭떠러지와 폭포가 발달해 있다. 특히 쌍폭은 두 방향의 절리들이 교차해서 만들어지고 선녀탕도 장군바위 앞과 유사한 절리에 의해 형성된 U자형 협곡이며 용추폭포는 동서 방향의 절리로 형성된 절벽에 따라 소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이 계곡은 다양한 하천의 침식 및 퇴적 지형들이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학술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삼화사 전경>


 계곡을 끼고 자리한 옛 삼공사라 불리우던 삼화사를 중심으로 학소대 주변에 소나무가 아름다운데 이 사찰의 주변에는 대승암, 성도암, 은선암 등이 숲 주변에 있었다고 한다. 이 소나무는 금강송으로 불리는 우리나라 최고의 소나무다. 그밖에 푸조나무, 당단풍, 물푸레나무, 서어나무 등의 활엽수림도 발달해 있다. 



특히 무릉계곡에서 신선이 앉았던 바위라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는 신선바위는 소원을 이루려는 사람들이 영험한 장소로 여기고 있으며 이 곳에서 절벽 아래로 펼쳐지는 무릉계곡의 절경을 파노라믹하게 감상할 수 있는 중요 전망지점이기도 하다. 2017년의 새해 첫날에 이곳에서 한해 소망을 빌어보는 것은 어떨까?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이원호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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