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승]명승 제19호 예천 선몽대 일원(醴泉 仙夢臺 一圓)




 《다산시문집》에서 정약용은 태백산(太白山) 남쪽에서 시내와 산의 경치가 뛰어난 곳은 오로지 내성(柰城)·영천(榮川)·예천(醴泉)이 최고인데, 선몽대는 유독 그 기괴한 모양 때문에 여러 군에 이름이 났다고 적었다. 선몽대 하면 대표적인 것은 파노라믹하게 펼쳐지는 하천과 모래사장, 가파른 절벽 위의 정자와 소나무숲이다. 선몽대는 중요한 경관조망점 중의 하나이지만 건너편에서 선몽대를 바라보는 것도 장관이다.

 

선몽대를 찾아 가려면 문경에서 28번 국도를 이용해 924번 지방도를 통해 가는 방법과 안동에서 34번 국도를 이용해 927번 지방도를 통하여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곳은 경상북도 예천군 호명면 백송리 75번지 등 지역으로 해발 약 80m에 위치하며, 내성천 남쪽 우암산 자락에 선몽대가 조성되어 있다. 이 정자는 명종 19년(1563)에 우암 이열도가 창건하였다.  퇴계 이황이 신선이 내려와 노는 꿈을 꾸었다하여 선몽대(仙夢臺)라는 대호(臺號)로 시를 지었을 만큼 유서 깊은 곳이기도 하다. 



  정자 내에는 당대의 석학인 퇴계 이황, 약포 정탁, 서애 류성룡, 청음 김상헌, 한음 이덕형, 학봉 김성일 등의 친필시가 목판에 새겨져 지금까지 전해져 오고 선인들의 유교적 전통공간으로서의 역사적 의미가 크다 하겠다. 선몽대 일대는 기러기가 내성천에서 풍부한 먹이를 먹고 백사장에서 한가로이 쉬는 형상이라고 하여 풍수상 평사낙안형(平沙落雁形)이라 전하고 있는데, 예천에서 안동 방향으로 흐르는 내성천의 강물과 십리에 이른다는 넓게 펼쳐진 백사장이 역사적 유래가 깊은 선몽대 및 숲과 어우러져 빼어난 경관을 자아내고 있는 곳이다. 예천은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많이 나타나는 감입곡류지형이 유명한 곳 중 하나이다. 선몽대는 내성천이 S자형으로 감입곡류하면서 북서류로 방향이 바뀌는 지역에서 공격사면의 하식절벽에 인접하여 위치한다. 해발 160m 내외의 낮은 산봉우리들이 북서-남동 방향의 능선을 이루며, 능선의 북쪽 끝자락에 선몽대가 자리 잡고 있다. 


 정약용의 《다산시문집》에 실려 있는 선몽대기(仙夢臺記)에는 선몽대의 입지와 당시의 경관을 상세히 적고 있다. “예천(醴泉)에서 동쪽으로 10여 리(里) 되는 곳에 가면 한 냇가에 닿는다. 그 시내는 넘실대며 구불구불 이어져 흐르는데...” (중략)



위의 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선몽대에서 하류쪽 내성천 주변에는 과거 내성천이 곡류하면서 형성된 넓은 범람원이 발달되어 있었으나, 제방을 쌓아 범람원을 농경지로 이용하면서 내성천은 거의 직류 형태로 바뀌어  진 것으로 이광춘 문화재위원은 추정하고 있다. 또 기문에서는 선몽대의 위치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시냇가는 모두 깨끗한 모래와 흰 돌로 되어 있었으며, 바람에 흩어지는 노을의 아름다운 모습이...(중략) 시냇물을 따라 몇 리쯤 되는 곳에 이르면, 높은 절벽이 깎아 세운 듯이 서 있는데, 다시 그 벼랑을 따라 올라가면 한 정자를 볼 수 있으며 그 정자에는 ‘선몽대(仙夢臺)’라는 방(榜)이 붙어 있다. 선몽대의 좌우에는 우거진 수풀과 긴 대나무가 있는데, 시냇물에 비치는 햇빛과 돌의 색이 숲 그늘에 가리어 보일락 말락 하다.



   인조 1년(1623)에 선몽대가 허물어짐에 장서각의 책을 다 본집으로 옮기고, 현종 13년(1671)에 중수하였다. 또 1922년에 중수할 당시에는 15대손 인희가 주관하였는데 본래 대(臺)가 12칸, 주사가 10칸, 학심대 4칸, 방학정 4칸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학심대와 방학정은 지대가 경사져서 풍우에 넘어져 복구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1949년에 중수할 때는 16대손 중화가 이 일을 주도하였고 기둥을 돌로 교체하고 헌함도 개조하였으며, 주사도 새로 10칸을 세웠고, 송정 4칸을 신축하였다고 한다. 백송리 마을 뒤 높은 산 중턱에 잎과 나무줄기가 흰 소나무가 있어 마을 이름을 ‘백송(白松)’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뒷산에 병암이 둘러싸고, 선몽대를 중심으로 동·서로 흐르는 내성천 모래밭 평사십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내성천과 더불어 소나무는 선몽대 주변의 주요경관요소이다. 선몽대 입구 내성천변에는 노송이 무리지어 자라고 있다.  많은 시(詩)와 기문(記文) 등에는 선몽대 주변의 빼어난 경관과  ‘적송(赤松)’  ‘청송(靑松)’ ‘장송(長松)’에 대한 표현이 많은 것도 그 증거라 할 수 있다.

 
 선몽대 숲은 선몽대와 선몽대 뒤편의 백송리 마을을 보호하기 위하여 조성된 우리 선조들의 풍수사상이 깃든 전통적인 마을 숲으로 100~200여년 수령의 소나무 노거수와 은행나무, 버드나무, 향나무 등이 함께 자라고 있으며 수해방비림, 방풍림, 수구막이숲 및 비보림의 역할을 해 온 것으로 보인다.  선몽대 주변 관광지를 보면 대상지에서 10km 이내의 관광자원은 노봉서원, 대지재사, 정충사, 개심사지오층석탑 등 역사문화자원과 통명농요, 흑응산 등 관광자원이 있으며 반경 20km 내에는 도정서원, 윤별동묘 등 역사문화자원이 위치해 있다. 또한, 30km 이내의 역사문화자원으로는 흔효리 석조 여래입상, 삼수정, 명승 제16호 회룡포 등이 있으며 관광자원으로 국사봉 등이 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이원호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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