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승]명승 제26호 안동 백운정 및 개호송 숲 일원



<안동 백운정>


 안동지방은 퇴계 선생을 비롯한 걸출한 인물들과 관련 유적이 다수 남아있어 선비의 고장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으며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안동 하회마을 등 곳곳에 전통주거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현재 국가지정문화재 87건에 지방문화재가 220건에 이르고 명승도 2건이나 지정되어 있다.
 오늘날 남아있는 전통의 근간을 이루는 조선 시대에는 우리나라 고유의 풍수지리사상과 중국의 주역에 의해 정주공간을 정하였는데 북서쪽이 산으로 둘러 있고 남동쪽이 트여있는 집터를 선호하였으며 대부분 마을은 이러한 자연관에 의해 자리를 잡게 된다. 특히 풍수적 배경에 의해 조성된 수구막이는 마을의 물이 빠져나가는 곳을 가로막아 설치하는 띠 모양의 입체시설중 하나로 이는 거의 나무숲으로 조성하며 배산임수의 전형적 마을에서 마을 뒤편의 주산으로부터 좌우양측으로 뻗어 내린 산지형의 끝부분이 서로 마주 닿지 못하고 열려있는 경우에 이러한 양측의 지형을 연결하기 위해 띠모양의 수림으로 가로질러 조성하게 된다(김학범, 2011).



이번호에 소개할 안동 백운정(白雲亭)은 명승을 향유하는 선비들의 정자문화를 잘 보여주며 개호송(開湖松) 숲은 풍수적 원리에 의한 수구막이의 대표사례이다. 

 백운정의 조영자 귀봉 김수일(龜峯 金守一,1528~1580)은 안동 천전에 기반을 둔 의성김씨 청계 김진(靑溪 金璡)의 다섯 아들 중 둘째로 이들 모두는 퇴계의 문하생들로 형제 문인으로 명성을 얻어 ‘천전오룡(川前五龍)’이라 칭송되기도 하였다. 또한 형제간에 우애가 좋기로도 소문이 나 있었는데 이들의 각별한 우애를 느끼게 해주는 학봉의 시가 여러 편 남아있어 현대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귀봉은 1558년 향시에 합격하였으나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본가 서쪽에 백운정이란 정자를 지어 학문과 후진교육에 전념하며 퇴계의 학풍을 계승하였다.


<안동 백운정>

<미수 허목이 쓴 현판 '백운정'>


 개호송은 임하보조댐의 모퉁이를 돌아 마을로 가는 낙동강 지류 반변천의 가운데 섬 위에 있는 송림이고, 이 숲을 지나 좌측으로 보이는 곳이 천전리 내앞 마을이다. 내앞 마을은 의성김씨 종택이 있는 김씨들의 집성부락으로 개호송 외에 마을 앞을 흐르는 낙동강 지류 반변천 변에도 길게 소나무와 시무나무 그리고 아까시나무로 된 쑤가 조성되어 있다. 개호송은 천전리에서 서쪽으로 약 700m 떨어진 부근에 있는 폭 100m 정도의 소나무 숲으로 천전리의 수구에 위치하고 현재 임하댐 물이 들어차 강 가운데에 타원형의 섬처럼 남아있다. 반면에 쑤는 마을에서 비교적 가까운 하천변에 선형으로 길게 형성된 소나무, 시무나무, 아까시나무의 혼효림이다(문화재청). 


<보호수로 지정된 회화나무와 향나무>


 개호송 숲은 통례공 만근(通禮公 萬謹)이 350여 년 전 성종 무렵에 마을 앞 수구(水口)가 허술함을 메우기 위하여 조성한 것으로, 임진왜란 직후인 선조 38년(1605) 을미년 대홍수로 유실된 것을 운천 김용(運川 金涌) 선생의 발의로 다시 조성한 것이다. 의성김씨 문중에서는 이 숲을 보호하기 위하여 ‘개호금송완의(開湖禁松完議)’라는 문중 규약을 만들었으며 이 내용은 “선조가 마을 수구를 비보함으로써 가문이 터전과 가묘를 보호하기 위해 개호송을 심었다. 따라서 선조를 높이고 종가를 중히 생각하는 자는 선조의 사당과 종가가 있는 내앞을 지키는 이 소나무를 보호하는데 힘을 다해야 한다”(김덕현,1986:36)는 내용이다. 이곳에 대해 마을 숲의 대가인 김학범 문화재위원은 마을 숲의 조성과 관리에 관한 역사적 근거를 명확히 해주는 사료가 전해지고 있는 특별한 가치를 지닌 마을 숲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안동 개호송 숲>


 백운정은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175호로 미수 허목(眉叟 許穆)이 현판의 글씨를 썼으며 천전리를 조망하는 강 언덕위에 위치하여 반변천을 굽어보고 있다(문화재청). 반변천은 백운정과 개호송 숲의 사이를 가로지르는 강으로 탁 트인 경관을 보여주고 있다. 백운정에 올라 시원한 경치를 감상하며 학문과 심성을 도야했을 옛 선비의 생활이 짐작되고도 남음이 있다. 또한 이 숲은 강변의 풍경, 하천 건너의 기암과 아름다운 단애, 산 능선 위에 조성되어 있는 백운정 등과 함께 어우러져 절승의 경관을 창출하고 있어 명승적 가치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백운정 숲은 경관적 가치가 특히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이곳에는 김수일 선생이 분가할 때인 현종 원년(1660)에 건립한 것으로 추정되는 귀봉 종택은 청계 종택 동쪽에 바로 붙여있다. 이 집은 조선 중기의 전형적인 양반 종가 양식을 갖춘 건축물로 고종 25년(1888)에 선생의 12대손인 김주병(金周秉) 선생이 중수하였다. 건물구조는 홑처마의 팔작지붕으로 ‘□’자형 집이며 대문채, 사랑채, 안채, 사당채 등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여기에는 김수일 선생의 자제인 운천 김용 선생이 임진왜란 시 임금을 호종하면서 쓴 호종일기를 보관하고 있다(안동시 홈페이지). 백운정과 개호송 숲은 아름다운 우리나라 전통적 경관의 구조와 구성요소를 잘 간직하고 있는 대표적 명승의 하나이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이원호 학예연구사

<참고문헌>

문화재청 국가지정문화재 지정보고서

문화재청 홈페이지

안동시청 홈페이지

한국전통조경학회(2011), 동양조경문화사,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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