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제주도에 버금가는 큰 섬인 거제도는 예부터 유배지로 알려져 왔다. 또한 이중환의 ≪택리지≫에 ‘사나운 인심’을 운운한 것은 잦은 왜구의 약탈과도 관련된다. 거제도의 지정학적인 위치도 그럴법하거니와 근대사에선 ‘거제 포로수용소’로까지 기억되니 세월마저도 이곳을 그렇게 인정하는 듯했다. 그러나 1970년대 거제대교의 개통과 함께 대규모 조선소가 자리 잡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사람들이 북적대고 풍요로운 땅이 되었다. ‘거제(巨濟)’의 말뜻 그대로 ‘크게 구제받은 셈’이다. 하지만 어지러운 세월 속에서 은둔자의 포한(抱恨)을 달래주었을 천혜의 자연풍광은 줄곧 변하지 않고 그 자태를 간직하고 있다. 거제 해금강이 그 대표적인 곳이다.
해금강을 찾아 주차장에 다다르면 제법 오래된 숙박시설들과 상점의 간판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던 옛 시절을 회상하게 한다. 해안가 쪽으로 발을 돌려 해금강을 둘러보려면 거제 해금강관광호텔 한 켠에 마련된 매표소에서 유람선표를 구입해야 한다. 이 호텔은 제법 오래되고 규모도 크지 않아 옛 부모님들의 신혼여행지를 떠올리게 한다. 과거에 비해 관광객들이 줄어들긴 했지만 오히려 한적한 여행의 운치를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호텔 앞마당 벤치에서의 해금강 조망과 여름철 낙조가 제법 유명세를 타는 바람에 일부러 호텔을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유람선에 올라 해금강을 돌아 노니자면 구수한 선장님의 제법 과장된 설명도 정겹다. 해금강 유람선코스의 말미에 도착하게 되는 외도 식물원의 이국적 정원감상도 만족할 만하다.
바다의 금강이라 하여 ‘해금강’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거제 해금강은 1971년 우리나라 두 번째 명승으로 지정되었다. 또한 이 지역은 한려해상국립공원 해금강지구로도 지정되어 있다. 해금강의 원래 이름은 갈도(葛島)이며 해금강이란 이름은 조선 중엽 무명화가가 그린 거제 해금강과 1934년 발행한 <통영군지>에 거제 해금강의 절경이라고 한데서 유래되었다고 전한다. 거제도의 가라산 봉우리가 동으로 구불구불 칡넝쿨처럼 내려오다가 갈곶리 앞 바다에서 섬을 이루었는데 이 섬이 칡섬이라 불리는 갈도(葛島)이다. 3개의 봉우리가 옥색의 바다위에 떠있는 듯 아름다운 섬이다.
섬의 대부분은 암석으로 되어 있어 사람의 접근이 쉽지 않고 무인도로 관리되고 있다. 이곳 주민들의 보호의식이 남달라 섬을 해금강새마을회가 일부를 소유한 탓에 여러 차례 난리에도 지금처럼 보호될 수 있었다고 한다. 섬의 남쪽사면은 급경사의 험준한 암벽으로 되어 있어 정상부를 제외하면 식물의 서식처가 빈약한 상태이지만 북쪽 사면은 상부에서 하부까지 비교적 양호한 식생이 잘 보존되고 있다. 이곳에서 생육하는 황칠나무는 가구에 사용하는 고급도료로 애용되었으며 백서향 등은 경상남도에서는 이곳에서만 분포한다. 그 외에도 굴거리나무, 소나무, 해송, 굴참나무 등이 자라고 있다(거제시지). 또한 진시황제의 불로장생초를 구하던 서불이 동남동녀 3천명과 함께 찾았다할 정도로 약초가 많았다고도 한다. 해금강 중앙부에는 썰물 때 그 신비로운 모습을 드러내는 ‘십자동굴’과 배가 지나갈 수 있는 해상의 만물상 ‘석문’이 있으며, 이외에도 사자바위, 두꺼비바위, 쌍촛대바위, 미륵바위, 해골바위, 곰바위, 염소바위, 장군바위, 불새바위 등 갖가지 기암들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이원호 학예연구사
<참고문헌>
거제시지, 거제시청 문화공보과
http://www.geoje.go.kr/index.sko?menuCd=AA04001011000
한반도에서 제주도에 버금가는 큰 섬인 거제도는 예부터 유배지로 알려져 왔다. 또한 이중환의 ≪택리지≫에 ‘사나운 인심’을 운운한 것은 잦은 왜구의 약탈과도 관련된다. 거제도의 지정학적인 위치도 그럴법하거니와 근대사에선 ‘거제 포로수용소’로까지 기억되니 세월마저도 이곳을 그렇게 인정하는 듯했다. 그러나 1970년대 거제대교의 개통과 함께 대규모 조선소가 자리 잡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사람들이 북적대고 풍요로운 땅이 되었다. ‘거제(巨濟)’의 말뜻 그대로 ‘크게 구제받은 셈’이다. 하지만 어지러운 세월 속에서 은둔자의 포한(抱恨)을 달래주었을 천혜의 자연풍광은 줄곧 변하지 않고 그 자태를 간직하고 있다. 거제 해금강이 그 대표적인 곳이다.
해금강을 찾아 주차장에 다다르면 제법 오래된 숙박시설들과 상점의 간판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던 옛 시절을 회상하게 한다. 해안가 쪽으로 발을 돌려 해금강을 둘러보려면 거제 해금강관광호텔 한 켠에 마련된 매표소에서 유람선표를 구입해야 한다. 이 호텔은 제법 오래되고 규모도 크지 않아 옛 부모님들의 신혼여행지를 떠올리게 한다. 과거에 비해 관광객들이 줄어들긴 했지만 오히려 한적한 여행의 운치를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호텔 앞마당 벤치에서의 해금강 조망과 여름철 낙조가 제법 유명세를 타는 바람에 일부러 호텔을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유람선에 올라 해금강을 돌아 노니자면 구수한 선장님의 제법 과장된 설명도 정겹다. 해금강 유람선코스의 말미에 도착하게 되는 외도 식물원의 이국적 정원감상도 만족할 만하다.
바다의 금강이라 하여 ‘해금강’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거제 해금강은 1971년 우리나라 두 번째 명승으로 지정되었다. 또한 이 지역은 한려해상국립공원 해금강지구로도 지정되어 있다. 해금강의 원래 이름은 갈도(葛島)이며 해금강이란 이름은 조선 중엽 무명화가가 그린 거제 해금강과 1934년 발행한 <통영군지>에 거제 해금강의 절경이라고 한데서 유래되었다고 전한다. 거제도의 가라산 봉우리가 동으로 구불구불 칡넝쿨처럼 내려오다가 갈곶리 앞 바다에서 섬을 이루었는데 이 섬이 칡섬이라 불리는 갈도(葛島)이다. 3개의 봉우리가 옥색의 바다위에 떠있는 듯 아름다운 섬이다.
섬의 대부분은 암석으로 되어 있어 사람의 접근이 쉽지 않고 무인도로 관리되고 있다. 이곳 주민들의 보호의식이 남달라 섬을 해금강새마을회가 일부를 소유한 탓에 여러 차례 난리에도 지금처럼 보호될 수 있었다고 한다. 섬의 남쪽사면은 급경사의 험준한 암벽으로 되어 있어 정상부를 제외하면 식물의 서식처가 빈약한 상태이지만 북쪽 사면은 상부에서 하부까지 비교적 양호한 식생이 잘 보존되고 있다. 이곳에서 생육하는 황칠나무는 가구에 사용하는 고급도료로 애용되었으며 백서향 등은 경상남도에서는 이곳에서만 분포한다. 그 외에도 굴거리나무, 소나무, 해송, 굴참나무 등이 자라고 있다(거제시지). 또한 진시황제의 불로장생초를 구하던 서불이 동남동녀 3천명과 함께 찾았다할 정도로 약초가 많았다고도 한다. 해금강 중앙부에는 썰물 때 그 신비로운 모습을 드러내는 ‘십자동굴’과 배가 지나갈 수 있는 해상의 만물상 ‘석문’이 있으며, 이외에도 사자바위, 두꺼비바위, 쌍촛대바위, 미륵바위, 해골바위, 곰바위, 염소바위, 장군바위, 불새바위 등 갖가지 기암들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이원호 학예연구사
<참고문헌>
거제시지, 거제시청 문화공보과
http://www.geoje.go.kr/index.sko?menuCd=AA0400101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