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소]<기행> 천년 대숲향기 가득한 담양(潭陽)



천년 대숲향기 가득한 담양(潭陽)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뜨거운 계절 탓에 도심은 힘겹게 열기를 품어내고 있다. 후덥지근한 날씨로 답답해진 마음까지 시원하게 뻥 뚫어 줄 그 무언가가 그립다.

 

 ‘대나무’ 하면 가장 먼저 손꼽히는 곳, 천년 대숲향기가 살아 숨 쉬는 담양으로 간다. 푸르름을 가득 머금고 곧게 뻗은 대나무가 곳곳에 숲을 이루고 있다. 4월 말부터 올라오기 시작한 죽순은 6월 말까지 툭툭 땅을 비집고 솟아오른다. 수십일 이내에 완전 생장하는 죽순은 굵기는 더 이상 생장하지 않고 마디와 마디 사이 연결되는 부위가 넓어지면서 위로 자란다. 대나무는 나이테가 없을 뿐더러 속마저 비어 있다. 그 종류에 따라 3년, 20년, 60년, 길게는 100년 넘게까지 살다가 일생에 단 한 번 꽃을 피우고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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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녹원 >

 


 

 담양을 대표하는 죽녹원(竹綠院)을 찾아간다. 16만㎡에 이르는 죽녹원은 2003년 담양군에서 조성한 곳으로 영산강의 시원인 담양천 맞은편에 자리 잡고 있다.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2.4km 산책로는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추억의 샛길 등 8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고, 전망대에 오르면 담양천을 따라 수령 300년이 넘은 고목들로 조성된 관방제림과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하늘을 찌를 듯이 빽빽하게 들어선 대나무숲 사이로 시원하게 불어오는 댓바람, 사각거리며 들려오는 댓잎소리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청량감을 가득 불어넣어 준다.

 

 담양 관방제림(官房堤林, 천연기념물 제366호)은 조선 인조 26년(1648) 당시의 부사 성이성(成以性)이 수해를 막기 위해 제방을 축조하고 나무를 심기 시작하였으며, 그 후 철종 5년(1854)에는 부사 황종림(黃鍾林)이 다시 이 제방을 축조하면서 그 위에 숲을 조성한 것이라고 전해진다. 1.8km 가량 이어지는 이 숲은 푸조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음나무, 개서어나무, 곰의말채나무, 벚나무 및 은단풍 등 여러 가지 낙엽성 활엽수들로 이루어졌으며, 나무의 크기도 둘레가 1m 정도의 것부터 5.3m에 이르는 것까지 다양하다. 수령은 최고 300년이나 된다. 따가운 햇살을 다 가려주는 나무그늘 아래로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산책하고, 옛 추억을 더듬으며 담양천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를 건너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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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

 


 

 관방제림과 이어진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은 또 다른 느낌이다. 이국적인 풍경을 느끼게 하는 이 길은 의장대가 사열하는 것처럼 질서정연하게 서 있다. 1970년대 초반 전국적인 가로수길 조성사업 당시 내무부의 시범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묘목을 심은 것이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했다. 1.7km에 이르는 이 길은 10~20m에 이르는 아름드리나무들이 계절마다 각각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한 때 이 길은 도로확장으로 잘려나갈 위기에 처하기도 했었지만 지역주민의 반대에 힘입어 메타세쿼이아길은 그대로 유지되고 도로가 옆으로 비켜나갈 만큼 담양의 명소가 되었다.

 

 사각사각 바람이 분다. 대숲을 어루만지는 이 바람소리. 세상의 그 어떤 음악이 이보다 감미로울 수 있을까. 이곳에선 세상의 번잡함을 잠시 잊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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