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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옷깃을 여미게 만들지만 남녘에서 들리는 꽃소식에 마음은 벌써 저만치 앞서간다. 여행은 먼 곳이든, 가까운 곳이든 떠난다는 것 그 자체로 설레는 것.
지난해 제1호 대한민국 책의 도시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책·철쭉 행복 청렴도시 군포’를 지향하고 있는 경기도 군포로 떠난다. 서울에서 가까운 군포는 수리산이 도심을 병풍처럼 포근히 감싸 안고 있다. 산지가 토지의 50%가 넘는 군포는 안양천 지류 주변에서 오래 전부터 농업이 발달했으나 1990년대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오면서 택지가 개발되고 공업지역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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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고개 당숲 >
수리산이 품고 있는 명소를 찾아간다. 덕고개 당숲은 50여 미터 짧은 숲길로 수령 300년 정도의 나무 50여 그루가 당당히 세월을 지켜내고 있고, 숲 안쪽에 당집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17세기말 효종의 넷째 공주인 숙정 공주와 동평위 정재륜의 쌍묘가 만들어지면서 숲이 조성됐다. 아쉽게도 일제강점기에 덕고개 당숲을 제외한 주변 산은 일본인에게 매각되면서 점차 베어졌지만, 이 숲은 조선왕실의 묘지 부속림이면서 당제를 지내는 당숲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지금까지 무사히 보존될 수 있었다. 이 당숲에서는 ‘군웅제’라 불리는 당제가 약 300년간 이어져 오고 있으며, 2004년부터는 군포문화원에서 당숲제를 치르고 있다. 특히 덕고개 당숲은 규모는 작지만 역사적, 민속적 의미 때문에 군포 8경 중 하나로 손꼽히고 산림청과 생명의 숲 국민운동, 유한킴벌리가 주최한 제3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숲’ 부문 우수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수백년을 견뎌온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낸 채 알몸으로 서 있지만 가을철 단풍이 제 빛을 발할 무렵 당숲의 아름다움은 절정에 이른다고 한다. 그날을 기약하며 수리사로 향한다. 그 길목, 담벼락마다 아름다운 그림으로 가득 채운 납덕골 벽화마을을 만나게 된다. 납덕골은 개발제한이 풀리면서 곧 변화의 물결이 불어오겠지만 지금은 시간이 멈춘 듯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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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납덕골 벽화마을 >
수리사로 오르는 길은 납덕골에 위치한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걸어 올라도 좋다. 이 길은 군포 수릿길의 3코스인 ‘바람고개길’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수리산 남서쪽 중턱에 고즈넉히 자리 잡은 수리사(修理寺, 군포시 속달로 347-181)는 신라 진흥왕 때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누가 창건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느 왕손이 이 절에서 기도하던 중 부처님을 친견했다고 하여 산 이름을 불견산(佛見山)이라고도 했고, 1940년대에 절 이름을 따서 수리산으로 바꾸었다. 전성기에는 대웅전 외에 36동의 건물과 12개의 부속암자가 있는 대찰이었으나, 임진왜란 때 전소되었고 곽재우 장군이 말년에 입산하여 중창하고 수도한 곳이다. 한국전쟁 때 불탄 뒤 1955년에 청운(靑雲)이 중건하였으며 1988년 전통사찰 제86호로 지정되었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산신각·나한전·요사채 등이 있다.
이제 봄나들이가 곧 시작된다. 복잡한 도심을 떠나 가까운 곳으로 편안한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수려한 산과 아름다운 호수가 있는 웰빙도시 군포를 찾아가도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