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강, 갯벌을 품은 서천
첫눈에 대한 반가움은 잠시 잠깐. 폭설로 변한 첫눈은 강추위를 동반하며 연일 전국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래도 춥다고 따뜻한 실내에서 보내기엔 뭔가 부족하다. 금방 손끝을 얼얼하게 만드는 추운 날씨지만 겨울 여행의 묘미는 여기에 있는 게 아닐까.

신성리~1.JPG
<신성리 갈대밭>
이번엔 강과 바다 갯벌을 품고 있는 충남 서천으로 간다. 하지만 이곳도 예외는 아닌 듯. 출발부터 눈길이다. 서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먼저 신성리 갈대밭으로 향한다. 새하얀 갈대밭은 방금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고요한 정적이 흐른다. 갈대마다 하얀 서리꽃이 피어있다. 황홀하리만큼 아름다운 이 풍경, 마치 이른 아침 서둘러 온 이에게 주는 선물 같다. 금강을 따라 광활하게 펼쳐진 신성리 갈대밭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쌍화점’, 드라마 ‘추노’ 등 수많은 작품의 무대로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다. 서걱서걱 갈대소리, 황금빛 반짝거림, 바람결에 나부끼며 이리저리 춤추는 모습. 상상만으로도 충분하다. 사계절 내내 갈대밭은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내고 있지만 그래도 가을이 최고가 아닐까 싶다. 어른 키를 훌쩍 넘기는 갈대는 억새와는 조금 다르다. 습지에 피는 건 갈대, 마른 땅에서 피는 건 억새다. 구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이곳은 우리나라 4대 갈대밭의 하나로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갈대 7선’이기도 하다. 운 좋으면 갈대밭을 밭을 배경으로 철새들의 멋진 군무가 펼쳐진다지만 오늘은 그런 행운까지 주지 않나 보다. 지금 못 봤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다시 한 번 찾게 되는 이유가 될 터. 다음을 기약한다.
서해에서 일몰과 일출을 다 볼 수 있다는 마량포구, 지도에서 찾아보면 마치 갈고리처럼 생겼다. 마량포구로 가는 길에 잠시 마량리 동백나무숲(천연기념물 제169호)과 동백정(?栢亭)에 오른다. 서해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고, 수령이 500년이 넘는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좀 더 머물고 싶지만 세찬 겨울바람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하늘빛도 점점 회색빛으로 변하고 눈발까지 날리기 시작한다. 조금 서둘러 마량포구로 간다. 해안도로가 끝날 때 쯤, 작은 포구일거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선착장에는 크고 작은 어선들이 줄지어 서 있다. 성어기가 아니라서 인지, 날씨 탓인지 배들은 서로를 의지한 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저 멀리 방파제마다 빨간색, 하얀색, 노란색 등대가 보인다. 등대는 선박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바다의 신호등으로 색깔로 그 방향을 정해 준다. 빨간 등대는 우현표지(右舷標識)로 항구 방면으로 봤을 때 항로의 오른쪽에 설치해 선박이 왼쪽으로 항해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하얀 등재는 좌현표지(左舷標識)로 항로의 왼쪽에 설치해 선박이 오른쪽으로 항해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야간에 빨간 등대는 빨간등, 하얀 등대는 녹색등을 깜빡이며 선박들이 안전하게 들어올 수 있게 한다. 노란 등대는 주변에 공사구역이나 어장(漁場), 시추선 등 위험물이 있으니 주의하라는 표시를 해 준다.
방파제 끝에 있는 노란색 등대로 향한다. 마치 무언가에 이끌리듯 한 치의 망설임도 없다. 눈발이 굵어지는 것도 모르고 그대로 한참을 서 있었다. 방파제 너머 회색빛 바다는 허연 이빨을 드러내며 심하게 일렁인다. 그제야 주변이 보인다. 눈이 더 쌓이기 전에 이곳을 벗어나야 함을.
약간의 피로감이 밀려오지만 오늘 봤던 풍경들을 떠올리니 미소가 그려진다. 의외의 장소에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것, 이런 게 여행이 주는 선물이 아닐까 싶다.

<마량포구>
바다와 강, 갯벌을 품은 서천
첫눈에 대한 반가움은 잠시 잠깐. 폭설로 변한 첫눈은 강추위를 동반하며 연일 전국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래도 춥다고 따뜻한 실내에서 보내기엔 뭔가 부족하다. 금방 손끝을 얼얼하게 만드는 추운 날씨지만 겨울 여행의 묘미는 여기에 있는 게 아닐까.
신성리~1.JPG
<신성리 갈대밭>
이번엔 강과 바다 갯벌을 품고 있는 충남 서천으로 간다. 하지만 이곳도 예외는 아닌 듯. 출발부터 눈길이다. 서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 먼저 신성리 갈대밭으로 향한다. 새하얀 갈대밭은 방금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고요한 정적이 흐른다. 갈대마다 하얀 서리꽃이 피어있다. 황홀하리만큼 아름다운 이 풍경, 마치 이른 아침 서둘러 온 이에게 주는 선물 같다. 금강을 따라 광활하게 펼쳐진 신성리 갈대밭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쌍화점’, 드라마 ‘추노’ 등 수많은 작품의 무대로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다. 서걱서걱 갈대소리, 황금빛 반짝거림, 바람결에 나부끼며 이리저리 춤추는 모습. 상상만으로도 충분하다. 사계절 내내 갈대밭은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내고 있지만 그래도 가을이 최고가 아닐까 싶다. 어른 키를 훌쩍 넘기는 갈대는 억새와는 조금 다르다. 습지에 피는 건 갈대, 마른 땅에서 피는 건 억새다. 구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이곳은 우리나라 4대 갈대밭의 하나로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갈대 7선’이기도 하다. 운 좋으면 갈대밭을 밭을 배경으로 철새들의 멋진 군무가 펼쳐진다지만 오늘은 그런 행운까지 주지 않나 보다. 지금 못 봤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다시 한 번 찾게 되는 이유가 될 터. 다음을 기약한다.
서해에서 일몰과 일출을 다 볼 수 있다는 마량포구, 지도에서 찾아보면 마치 갈고리처럼 생겼다. 마량포구로 가는 길에 잠시 마량리 동백나무숲(천연기념물 제169호)과 동백정(?栢亭)에 오른다. 서해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고, 수령이 500년이 넘는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좀 더 머물고 싶지만 세찬 겨울바람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하늘빛도 점점 회색빛으로 변하고 눈발까지 날리기 시작한다. 조금 서둘러 마량포구로 간다. 해안도로가 끝날 때 쯤, 작은 포구일거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선착장에는 크고 작은 어선들이 줄지어 서 있다. 성어기가 아니라서 인지, 날씨 탓인지 배들은 서로를 의지한 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저 멀리 방파제마다 빨간색, 하얀색, 노란색 등대가 보인다. 등대는 선박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바다의 신호등으로 색깔로 그 방향을 정해 준다. 빨간 등대는 우현표지(右舷標識)로 항구 방면으로 봤을 때 항로의 오른쪽에 설치해 선박이 왼쪽으로 항해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하얀 등재는 좌현표지(左舷標識)로 항로의 왼쪽에 설치해 선박이 오른쪽으로 항해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야간에 빨간 등대는 빨간등, 하얀 등대는 녹색등을 깜빡이며 선박들이 안전하게 들어올 수 있게 한다. 노란 등대는 주변에 공사구역이나 어장(漁場), 시추선 등 위험물이 있으니 주의하라는 표시를 해 준다.
방파제 끝에 있는 노란색 등대로 향한다. 마치 무언가에 이끌리듯 한 치의 망설임도 없다. 눈발이 굵어지는 것도 모르고 그대로 한참을 서 있었다. 방파제 너머 회색빛 바다는 허연 이빨을 드러내며 심하게 일렁인다. 그제야 주변이 보인다. 눈이 더 쌓이기 전에 이곳을 벗어나야 함을.
약간의 피로감이 밀려오지만 오늘 봤던 풍경들을 떠올리니 미소가 그려진다. 의외의 장소에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것, 이런 게 여행이 주는 선물이 아닐까 싶다.
<마량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