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소]<기행> 산과 바다, 동굴과 계곡이 어우러진 삼척(三陟)



산과 바다, 동굴과 계곡이 어우러진 삼척(三陟)

 

 올해 장마는 비가 내리지 않아 장마라고 말이 무색하게 가뭄이 이어지고, 연일 푹푹 찌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조금 먼저 동해의 푸른 바다와 하얀 모래사장, 맑고 시원한 계곡을 찾아 떠난다. 뻥 뚫린 영동고속도로와 7번국도, 아직은 여유롭다.

 

 삼척(三陟)은 태백산맥 동쪽 해안선을 따라 남으로 길게 뻗어있는 고지대 산간지역으로 지형적인 특성상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석회동굴을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동해안으로 흘러내리는 계곡과 하천, 해안선을 따라 자리 잡은 많은 항포구와 해수욕장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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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서루 >

 

 


 

 먼저 삼척을 대표하는 죽서루를 찾아간다. 관동팔경(關東八景) 중 유일하게 바다가 아닌 강을 품고 있는 삼척 죽서루(三陟 竹西樓, 보물 제213호, 강원 삼척시 죽서루길 44)는 맑은 물이 유유히 흐르는 오십천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고고하게 서 있다. 고려 원종 7년(1266)에 동안거사 이승휴(動安居士 李承休, 1224~1300)가 루에 올라 시를 지었다는 것을 근거로 1266년 이전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하며, 조선 시대 태종 3년(1403)에 삼척부사 김효손(金孝孫)이 옛 터에 새로 지은 이후 10여 차례의 중수를 거쳐 오늘날에 이른다. ‘죽서’란 이름은 누의 동쪽 대나무 숲이 있는 곳에 죽장사라는 절이 있어서라는 것과 이름난 기생 죽죽선녀의 집이 있어서 ‘죽서루’라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자연암반 위에 기둥의 높이를 각각 달리하며 세워진 죽서루는 정면 7칸, 측면 2칸이지만 원래 5칸이었던 누각을 좌우에 1칸씩 늘려 지은 것으로 추정한다. 왜냐하면 좌우 각 1칸이 놓인 공포의 모습이 다르고, 또 내부 천장에 있어서 측면 밖으로 나와 있던 도리의 뻘목들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관동 제1루라는 명성에 걸맞게 주변경관이 매우 수려한 죽서루는 객사의 부속건물로서 접대와 휴식의 공간이었으며, 당시 관동팔경을 유람하던 선비들이 들러 시문을 주고받던 장소이기도 했다. 누각 내부에는 정조의 어제시를 비롯해 죽서루의 중수기, 시문 등 많은 현판이 남아 있고, 조선 중기 화가인 겸재 정선(謙齋 鄭敾)의 그림이나 수많은 시인묵객들의 작품 속에도 그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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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천리 솔섬 >

 

 

 

 


 

 영국의 사진작가 마이클 케냐(Michael Kenna)가 찍은 흑백 사진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 ‘월천리 솔섬’. 일출과 일몰 무렵 화려하게 변신하고, 푸른 달빛 아래서 더욱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풍경에 많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7번국도 원덕읍 월천리 방면으로 들어서자 가곡천 하류 호산해변과 만나는 넓은 모래톱에 자리 잡은 소나무 숲이 멀리서도 한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월천리 솔섬 너머로 한국가스공사 삼척 LNG 비축기지 건설로 대형 크레인과 공사차량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당시 계획대로라면 비축기지 건설로 월천리 솔섬은 사라질 운명이었지만 환경단체와 솔섬을 사랑하는 모임에서 보존운동을 펼쳐 옆으로 조금 옮겨서 짓고 있다. 망망대해 수평선 위에 갈매기를 벗 삼아 고즈넉한 풍경을 보여주던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보존과 개발이라는 갈등 속에서 다행히 살아남았지만 앞으로 또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구불구불 옛 7번국도를 따라 가면 발길 닿는 곳마다 해안선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과 푸른 바다가 절경을 이루고, 눈길 닿는 곳마다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가슴이 탁 트이는 이 시원함. 그저 좋다 말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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